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스타들과 나란히 시상대에 섰던 ‘아시아의 건각’들도 제 실력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대신 젊은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면서 한국 대표선수들도 새로운 도전자를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자 멀리뛰기의 정순옥(28·안동시청)이 아시안게임에서 ‘깜짝’ 금메달을 따냈을 때 시상대 양쪽으로는 올가 라파코바(카자흐스탄)와 율리아 타라소바(우즈베키스탄) 등 두 명의 중앙아시아 선수들이 나란히 섰다.
이들은 불과 3~4㎝ 차이로 정순옥(6m53)에게 뒤져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에 머물렀다.
이중 라파코바는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으나 타라소바는 다시 대회에 나서 발목이 좋지 않은 정순옥을 제치고 금메달을 거머쥘 것이 확실시됐다.
그러나 타라소바는 6m37의 저조한 기록으로 4위에 그쳤다.
타라소바와 정순옥 등이 사라진 시상대 꼭대기에는 갓 스물두 살의 ‘신예’ 마유카 조니(인도)가 올라섰다.
조니는 이번 대회에서 6m56의 좋은 기록을 내 최근 가라앉은 아시아 멀리뛰기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남자 10종경기의 대표 스타들도 비슷하다.
김건우(30·문경시청)가 광저우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 때 53점 차이로 3위에 올랐던 반후엔부(베트남)는 10종목을 다 치르지도 못한 채 기권했다.
사실 이 종목의 최강자는 광저우 금메달리스트인 드미트리 카르포프(카자흐스탄)다.
카르포프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이 종목 동메달에 오를 만큼 세계적인 기량을 갖춘 선수지만 올해는 컨디션 난조로 아예 참가조차 하지 못했다.
여자 창던지기의 에비하라 유키(일본)도 마찬가지다.
61m56의 기록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에비하라는 6월 일본 선발전에서 5차 시기까지 1위를 달리다가 마지막 시기에 미야시타 리사에게 역전을 허용해 아예 출전하지 못했다.
또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도 지난해 최윤희(25·SH공사)와 경합했던 선수 중 리카이샤(중국)는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
리카이샤가 빠진 사이 우승 탈환을 노렸던 리링은 신예 우사(중국)에게 밀려 아시안게임에 이어 연속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대회 마지막 날인 10일에는 남자 멀리뛰기와 창던지기, 여자 100m허들 등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에 메달을 안겼던 종목이 한꺼번에 열린다.
이 종목에는 각국 간판 스타들이 대거 출전할 예정이라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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