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모사는 지난 5월부터 잇따라 화재가 발생해 제품 생산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지난달 30일 정제설비에서 또다시 화재가 발생하면서 최고 경영자가 사퇴하고 대만 당국이 공장가동 중단지시를 내리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포모사는 이번 정제설비 타격으로 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료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모사 화재로 에틸렌글리콜(MEG) 시황이 급등, 수혜를 입었던 호남석유화학은 3분기까지 그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호남석유화학은 포모사의 연산 178만t 규모에 이르는 MEG 플랜트가 가동을 멈추면서 반사이익을 누려왔다. 지난 2분기 국내 화학업체들의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홀로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43% 오르는 등 높은 실적을 거둔 것이다. 현재는 포모사의 178만t MEG 설비 중 36만t의 제3 공장을 제외하고 모두 재가동됐지만, 이번 화재 영향으로 MEG 시황이 당분간 더 견조하게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화재로 중단됐던 포모사의 에틸렌(70만t 규모), 프로필렌(30만t) 공장도 여전히 가동을 못하고 있는 상태다. 석유화학공업협회 관계자는 “이달 중순 포모사의 120만t 규모의 에틸렌 공장이 예정대로 정기보수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해, 에틸렌 수급 차질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에틸렌 시황 반등 요인으로 작용해 LG화학 등 국내 NCC(나프타 분해)업체의 수익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원료 수급문제는 포모사의 주력제품인 PVC, PTA 등의 제품 생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한화케미칼과 LG화학 등 PVC와 삼성토탈 등 PTA 생산업체들이 이번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포모사 정제설비 가동 중단에 따라 국내 정유사들이 직접적으로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원유 정제품뿐만 아니라 최근 정유사의 캐쉬카우가 되고 있는 윤활유까지 이번 화재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서는 수출 연관성이 떨어지는 면도 없지 않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개별 업체에 대한 영향보다는 아시아 역내 시장이 (공급부족에 따른)영향을 받을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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