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대피 명령이 내려진 뉴욕시는 맨하튼 남부 지역 등이 침수되었으며, 뉴욕시 인근 공항 3개 모두(존 F 케네디, 뉴와크, 라가디아) 27일(현지시간) 항공기 이착륙이 취소됐다. 지하철 운행도 중단되었으며 기차역, 고속버스도 운행이 일시 정지됐다. 뉴욕에 허리케인 경보와 함께 주민 대피, 대중 교통 운행 중단 조치가 내려진 것은 1985년 허리케인 '글로리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뉴욕주 전체에서 약 37만명이 정전 사태를 겪었다고 주정부는 밝혔다.
메사추세츠 마서스비니어드에서 휴가를 보내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일정을 앞당겨 26일 워싱턴으로 돌아와 동부 6개 주에 걸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와 함께 국방부도 6500명의 인력을 구호 작업을 위해 대기시켰다.
27일 저녁 노스캐롤라이나 동부 해안에 도착한 허리케인 '아이린'은 버지니아, 워싱턴DC, 메릴랜드, 뉴저지를 지나며 비와 강풍을 동반했다. 곳곳에 나무가 꺾이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국토안보부는 아이린의 풍속이 시속 180㎞에서 100㎞로 줄어들자 28일 오전 허리케인 등급을 기존보다 약한 열대폭풍으로 낮췄지만, 지역마다 강수량에 따른 홍수 피해가 우려된다고 경고를 늦추지 않았다.
곳곳의 정전에 따라 주민들의 피해가 잇따랐다. 은행 ATM, 컴퓨터, 업소 크레딧 카드 기기 등이 전원이 들어오지 않으면서 많은 상인들이 아예 점포 문을 닫았고, 워싱턴 인근과 뉴욕 인근 길거리는 매우 한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8일 현재 바람은 평소 풍속 보다 강하게 불고 있어 동부 지역에서의 태풍 여파를 느끼기는 충분했다.
물에 잠긴 케이블 시설 등을 복구하고 있는 뉴욕시는 당초 29일 뉴욕 금융시장 정상 개장 여부를 확정하지 못했지만, 28일 오후 "정상 개장이 가능하다"고 전격 발표했다. 지하철도 곳곳의 침수 구간이 완전히 복구되는 29일 이후나 돼야 정상 운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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