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지난달 '콘벨트(Corn Belt)'로 불리는 주요 산지를 휩쓴 폭염 등 이상기후 탓에 올해 미국의 옥수수 생산량이 줄 것으로 점치고 있다. 미 농업 전문 매체인 프로파머는 올해 미국의 옥수수 수확량을 에이커당 147.9부셸(1부셸은 약 27㎏)로 예상했다. 이는 미 농업부(USDA)가 지난 11일 내놓은 전망치보다 5.1부셸 적은 것으로 2005년 이후 최소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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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개월 옥수수 가격 추이(단위: 부셸당 달러/출처: CNN머니) |
시장에서는 미국의 생산량 감소 전망에 따라 옥수수 값이 조만간 부셸당 8달러 선에 근접, 지난 6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를 위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대형 곡물 거래소 임원은 "미국의 공급 상황이 매우 빠듯하다"며 "옥수수 가격은 내년에도 강세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신흥시장에서 식품가격 상승세는 사회적 압력으로 작용하는 한편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상을 부추길 것으로 전망했다.
식품물가 상승세는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서구권에서는 그동안 저성장과 소득정체가 인플레이션에 제동을 걸어왔지만, 최근 1년간 미국의 식품물가는 5.4% 급등했다.
앞으로 이런 추세에는 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식품 컨설팅업체 어드밴스드이코노믹솔루션(AES)의 빌 랩 사장은 "식품물가 상승으로 지난해 발생한 비용은 300억 달러에 달하지만, 소비자에게는 아직 이 비용이 전가되지 않았다"며 "식품회사, 요식업체, 소매업체, 축산업자 등이 결국 언젠가 이 비용을 떠 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내년에 옥수수 재고의 바닥을 보지 않으려면, 옥수수 가격이 좀 더 오를 필요가 있다고도 지적한다. 후세인 알리디나 모건스탠리 상품리서치 담당은 "미국의 수출은 줄었지만, 아직 수요는 충분히 제한되지 않고 있다"며 수요를 어느 정도 잠재우려면 옥수수 값이 부셸당 9~10달러 선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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