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형의 바이주세계(1)> 중국의 진정한 국주(國酒) 마오타이주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2-01-04 08:0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중국에서 바이주(白酒 고량주)가 화제다. 바이주기업들이 공전의 영업 호황을 누리고 있고, 증시에서는 바이주 상장주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수출영업을 비롯한 바이주기업들의 해외진출도 돋보인다. 진한 향때문에 기피하던 서방사람들도 이제는 바이주를 즐겨 마시고기 시작했다. 조니워커를 만드는 영국의 디아지오는 중국의 명주 수정방을 인수했다. 바이주는 한국에서도 점점 인기가 높아가고 있다. 깔끔함과 풍부한 향기가 한국 애주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본지는 앞으로 매주 수요일 '바이주세계(白酒世界)'라는 제목으로 중국 바이주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연재한다.


(아주경제 한진형 기자)‘홍학(紅學)’은 중국의 4대기서중 하나인 홍루몽(紅樓夢)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홍루몽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당시 생활상 등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누적되어 하나의 학문으로 성립된 것이다.

이제 ‘모학(茅學)’이 등장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마오타이주(茅臺酒)와 관련된 이야기가 풍부하여 제조법 및 역사를 비롯해 최근에는 치솟는 술가격과 주가 등이 연일 신문지상을 도배하고 있다. 심지어 경매에서 한화 15억원짜리 마오타이주가 등장했다는 이야기 나오고 있다.

마오타이주는 구이저우(貴州)성 런화이(仁懷)시 마오타이(茅臺)진에서 생산된다. 이 곳 사람들은
‘中國不倒, 國酒不倒’(중국이 무너지지 않으면 국주도 무너지지 않는다) 는 이야기를 입에 달고 산다. 그만큼 마오타이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는 얘기다.

이 곳의 자연환경과 기후조건이 국주 마오타이주를 빚어낸다. 해발 440m에 위치한 이 마을은 구이저우 고원의 제일 낮은 분지에 위치해 있어 여름에는 최고 39도의 무더위가 5개월이나 계속되고 연 중 절반이상이 무덥고 습한 안개 속에 잠긴다. 이런 조건에서 3년간 발효와 숙성을 거듭하여 마오타이주는 특유의‘마오샹(茅香)’을 뿜어낸다.

마오타이주는 1915년 파나마국제박람회에 출품되었을 때 술병이 깨지면서 그 향기가 참가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일화를 간직하고 있다. 당시 마오타이는 스코틀랜드 위스키, 프랑스 코냑과 더불어 세계 3대 술로 선정됐다. 이후 마오타이주는 국내외 품평회에서 약 서른개에 달하는 각종 상을 휩쓸었다.

홍군(紅軍)의 대장정과 관련된 일화도 흥미롭다. 1935년 마오쩌둥이 이끄는 홍군이 지친 몸으로 지금의 마오타이진 지역을 지나갔다. 주민들이 이들에게 마오타이주를 받쳤고 홍군은 이를 소독제로도 쓰고 피로를 푸는데도 사용하였다. 특히 오랜 행군으로 지친 발을 마오타이주로 닦으면 피로가 가시는 신묘한 효과가 있어 큰 인기를 끌었다. 훗날 호사가들은 이를 두고 "마오타이주가 중화인민공화국을 세우는데 공헌을 했다"며 "마오타이야말로 진정한‘국주(國酒)’라는 말을 지어냈다.

마오타이주는 중국의 지도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1972년 미국과의 핑퐁외교에서 마오쩌둥은 닉슨 대통령과의 연회석상에 마오타이주를 연회주로 올린적이 있다. 중국정부는 또 2차대전 후 최초로 방중한 다나카 가쿠에이 일본 총리에게도 마오타이주를 권했다.

저우언라이 총리는 1949년 건국 기념 만찬에서 마오타이주를 연회용 술로 선정하였고 이 후 1954년 제네바 회의, 1955년 반둥회의에도 건배주로 내놓았다. 나아가 그는 감기에 걸렸을 때 약을 먹지 않고 마오타이주를 마시며 치료를 했다고 한다.

평소 반주를 즐겼던 덩샤오핑은 아흔이 넘어서도 식사때면 항상 마오타이주를 한잔씩 곁들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마오타이주의 제품군과 가격은 어떨까? 전체적으로 70여종의 제품군을 갖추고 있지만 크게 분류하면 숙성 기간에 따라 80년, 50년, 30년, 15년산 제품과 일반 숙성제품 그리고 도수에 따라 53도, 43도, 38도, 33도 제품이 있다. 가격은 일반적으로 많이 소비되는 53도 제품의 500ml를 기준으로 30만원 선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마오타이주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는 보급형인 마오타이영빈주(茅臺迎宾酒)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소매점에서 53도 500ml를 4만5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마오타이주의 명성만 희미하게 들어본 일반인들은 마오타이주와 마오타이영빈주를 혼동하여 마오타이영빈주를 비싼돈을 주고 마시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니 앞으로는 사전에 확인하여 후회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