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으로서 시중은행과 경쟁하기에는 국내 영업망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50년간 쌓아온 기업금융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에 진출한 현지 중소기업들을 우선 타깃으로 지정해 업무 영역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특히 국내 중소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한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IBK금융벨트’를 구축하고 해외진출의 교두보를 탄탄히 다진다는 계획이다.
◆ 중국과 베트남 발판 삼아 '아시아' 진출
기업은행은 현재 미국과 영국, 중국과 러시아 등 7개 국가에 현지법인 1개와 지점 12곳, 사무소 2곳을 포함, 15개의 조직을 보유하고 있다.
기본 축은 중국과 베트남이다.
중국의 경우 지난 2009년 6월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여기서는 은행간 자금대여와 무역금융 등 여수신업무, 중국공민에 대한 인민폐 소매업무, 외환업무와 은행간 자금거래 및 국공채 투자 업무를 담당한다.
현재 톈진 분행, 칭다오 분행, 선양 분행, 옌타이 분향, 쑤저우 분행, 톈진시칭지행, 칭다오청양 지행에 이어 최근 선전지점과 쿤산지점을 개설하며 총 9개의 점포망을 확보했다.
오충환 기업은행(중국) 법인장은 “우량 대기업과 거래하는 1ㆍ2차 협력 중소기업에게 모기업 또는 납품기업의 신용정보 및 영업실태를 감안해 매출채권 담보대출, 어음할인 등 단기금융상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법인장에 따르면 기업은행(중국)은 올해 중국 내 최초로 원화무역결제업무를 시작해 중소기업들의 환위험을 헤지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외환거래 시 결제 대금을 원화로 지급ㆍ영수하는 거래로, 환전 수수료나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 등을 줄일 수 있어 현지에 진출한 중소기업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기업은행 중국법인은 한국 본사와 공조해 신규 거래업체 유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지 재계 사정에 밝은 중국인 기업금융 전담인력(RM)을 채용하고 영업실적에 따른 보상체계를 구축해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중국인 RM을 활용한 기업금융 관련 업무를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어 국내에서 쌓은 노하우를 현지에서도 차근차근 발휘할 수 있을 전망이다.
개인금융 부문에서도 현재 중국 국민에 대한 인민폐 업무인가를 올 상반기 획득해 각 영업점에서 인민폐 소매업무 개시를 준비하고 있다.
베트남은 호치민 지점과 하노이 사무소를 각각 2008년과 2009년에 개설했다.
호치민 지점은 규제 강화에 맞서 지점 자본금을 타 은행보다 더 높일 예정이다. 공격적인 영업전략과 아이디어로 틈새 시장에 확실하게 뛰어들겠다는 것이다.
이밖에 올 하반기 내로 거래 기업들이 신용보증기금에서 발행하는 ‘신용보증서’로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당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와 함께 하노이 사무소는 호치민 지점의 업무와 국내 중소기업의 현지진출 및 무역업무를 지원하는 한편, 베트남 내 영업기반 확대를 추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기업은행은 이 같은 기반을 바탕으로 홍콩지점과 영업 연계를 통해 해외점포 간 영업 시너지 창출을 노리고 있다.
◆ 점포망 확대·연계 영업으로 시너지 효과 노려
기업은행의 해외진출 방향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중소기업 지원전담 국책은행이라는 역할을 감안, 국내 중소기업의 진출이 활발한 아시아 핵심시장 중심의 네트워크 확충과 업무영역 확대에 집중한다는 것이 첫 번째 원칙이다.
또한 중국과 베트남 외에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 진출해 이들 주요 아시아 국가를 연결하는 ‘동(東)아시아 IBK 금융벨트’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기업은행은 단기 과제로 우선 중국과 베트남 내 영업망 확대를 꼽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하노이 사무소를 2013년까지 지점으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어 하노이와 호치민을 중심으로 베트남 남ㆍ북부의 주요 경제거점을 아우르는 현지 영업망을 구축할 전망이다.
중국의 경우 국내 중소기업 진출이 활발한 톈진, 칭다오, 쑤저우 등 환발해ㆍ장강ㆍ주강지역 중심 점포망을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최근 장쑤성 쿤산시에 중국 내 9번째 지점인 쿤산지점을 개설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쿤산지점은 중국진출 중소기업 지원뿐만 아니라 중국 개인을 대상으로 소매영업을 동시에 하게 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중국 동북쪽 랴오닝성 선양지점에서부터 톈진, 옌타이, 칭다오, 쑤저우, 선전에 이르는 동아시아 IBK금융벨트 구축에 한걸음 더 나아가게 됐다"고 평가했다.
기업은행은 내년까지 중국 내 점포 수를 현재 8개에서 2012년말까지 13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장기적인 전략으로는 홍콩지점을 아시아권 역외금융시장 지원 거점으로 육성해 중국, 베트남 중심 수직벨트 구축과 기타 아시아 시장 금융지원을 배후에서 지원, IBK 해외점포간 영업 시너지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
이밖에도 기업은행은 인도, 태국 등 한국의 중소기업 진출이 많은 아시아 유망국 진출을 지속적으로 모색 중이다.
특히 기업은행은 ‘1인 주재원’을 파견해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에 대한 토대를 닦고 있다.
이들은 진출 타당성에 대한 면밀한 현지 조사후 진출 여부 및 진출 방식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올해 2월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4개 유망국에도 4명이 파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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