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이같은 지시는 앞서 7일 러시아 중부 도시 야로슬라블에서 여객기가 추락해 45명의 탑승객 가운데 43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일어난 것을 포함, 최근 몇 달 사이 대형 항공사고가 줄을 잇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크렘린 공보실이 이날 내놓은 언론보도문에 따르면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15일까지 비행 안전을 확보할 능력이 없는 항공사들의 활동을 중단시키는 종합적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은 이어 정부가 승무원 교육에 대한 국가 감독 부문에서의 국제적 기준 이행과 민간 항공기 운항의 안전 확보를 위한 국가 프로그램 이행, 비행 안전 관리 시스템 도입 등을 위한 항공 법률 개정안을 마련해 11월 15일까지 의회에 제출하라고 말했다.
동시에 법규를 위반하는 항공사들에 대해 법원 판결 없이도 영업을 정지시킬 수 있도록 하는 법률안도 12월 20일까지 함께 의회에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또 (항공사들이) 생산국에 관계없이 현대적 기준에 부합하는 민간 여객기들을 장기임대하는 것을 (국가 예산으로) 지원하고 지역 및 지방 항공사들을 함께 지원하기 위한 조치도 내년 2월 1일까지 신속히 취하라고 명령했다.
민간 항공사들이 러시아제 여객기든 보잉이나 에어버스 등 외국 여객기든 관계없이 신형 항공기를 장기 임대할 경우 정부가 예산으로 임대비의 일정 부분을 지원하라는 취지다.
영세 항공사들이 자금난으로 신형 항공기를 구매하거나 임대할 능력이 못돼 소련 시절부터 내려오는수명이 지난 낡은 여객기를 계속 운항하는 것이 항공 사고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고려한 지시였다.
러시아 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에는 약 130개의 항공사들이 영업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10개 정도의 회사가 전체 운송의 85%를 담당하고 있다. 나머지 120여개 회사들은 지역 노선에 취항하거나 전세기만을 띄우는 영세한 항공사들로 알려졌다.
바로 이 영세 항공사들이 경영난과 인력 부족 등으로 신형 여객기 확보는 물론 기존 보유 항공기들에 대한 수리와 점검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각종 항공 사고를 일으키는 주범이 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 모든 조치에 대한 이행 책임을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에게 지웠다.
대통령은 또 빅토르 흐리스텐코 산업통상부 장관과 이고리 레비틴 교통부 장관에겐 별도로 내년 1월 1일까지 민간 항공기에 지상 충돌 경고 시스템과 영공 비행 항공기 경고 시스템 설치 작업을 가속화하고, 내년 12월 말까지는 항공 사고 피해자 수색 및 구조에 필요한 전자 시스템도 부착하도록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이날 지시는 지금까지 항공 안전 대책과 관련해 내놓은 정부 조치 가운데 가장 강도 높고 구체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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