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 투심자극…효과 기대"
연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내년 6월까지 6~30년 만기 국채 4000억 달러 어치를 매입하고 대신 만기가 3년 이하인 단기 국채는 매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은행이 장기 국채를 매입하고 단기 국채를 매도해 장기 금리를 떨어뜨리는 오퍼레이션트위스트를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존 F. 케네디 정부 때인 1960년대 초 이를 시행했었다.
통상 중앙은행이 장기 국채를 매입해 수익률이 떨어지면 이와 연동된 시중 금리도 덩달아 떨어져 기업이 투자를 늘리고 가계는 주택 매입 등 소비에 나서 내수가 활성화된다.
연준은 "장기 금리 상승 압력을 낮추고, 전반적인 금융상황의 여유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미 제로금리(0) 기조를 고수하고 있는 연준이 물가 상승 부담을 덜 수 있는 추가 부양조치로 오퍼레이션트위스트 만한 게 없다고 판단해왔다. 보유 채권의 만기만 바꾸는 오퍼레이션트위스트를 활용하면 시중에 돈을 더 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존 킬더프 어게인캐피털 파트너는 "연준이 경기 회복을 위해 최선의 선택을 했다"면서 "오퍼레이션트위스트의 효과는 두고 봐야하겠지만 연준이 경기 하방 위험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은 경제 주체들의 신뢰를 얻는 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진 페로니 어드바이저스어셋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연준의 결정이 시장의 추세를 바꿀 것으로 생각하진 않지만 연준의 향후 행보에 대한 시장의 불확실성은 사라졌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장 중 최저치까지 떨어졌고(가격 상승), 30년물 수익률도 2009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반면 2년물 수익률은 10년물과의 격차가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입어 상승했다.
◇"OT, 만병통치약 아냐"
치솟은 장기 국채의 인기와 대조적으로 이날 뉴욕증시는 연준의 추가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비관론이 커지면서 일제히 급락했다.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2.49% 떨어졌고, 나스닥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각각 2.01%, 2.94% 하락했다.
더글러스 보스윅 파로스트레이딩 이사는 "(연준의 조치가)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고 적극적인 부양책을 기대했던 경제 주체들은 실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퍼레이션트위스트의) 경기부양 효과는 거의 없고 주택 수요는 주택 가격 하락이 멈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 한 회복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론 플로란스 웰스파고프라이빗뱅크 투자전략가도 "오퍼레이션트위스트는 목이 아픈 환자에게 아이스크림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당장 기분은 좋게 해주지만 질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경제가 겪고 있는) 질병은 신뢰의 문제이지 유동성의 문제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지금의 경기침체는 무엇보다 수요 부진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오퍼레이션트위스트가 1960년대처럼 기업 투자를 촉진해 경기를 부양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미 투자컨설팅업체 DB어드바이저스의 조쉬 페인먼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연준의 오늘 결정은 장기 금리를 낮춤으로써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만병통치약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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