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국토해양부와 해외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기업이 사우디에서 수주한 건설 공사는 약 95억 달러다. 이는 같은 기간 중동 지역 전체 수주액의 절반이 넘는 것이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 중남미를 모두 합쳐도 사우디 수주액에 미치지 못한다.
사우디 건설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발주 물량은 88억 달러에 불과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224억5000만 달러로 늘었다. 이중 우리 기업이 42% 정도를 싹쓸이했다.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총 3850억 달러의 예산을 건설 분야에 투입할 예정이다. 주택 250만 가구, 6개의 경제 신도시, 1200여개의 학교, 6400km의 고속도로 건설 및 각종 발전 플랜트 사업을 위한 것이다.
국내 기업들의 사우디 공사 수주 실적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1973년 삼환기업이 사우디 교통체신청이 발주한 알올라 카이비간 도로 공사를 2400만 달러에 수주한 이후 올해 현재까지 누적수주액이 953억 달러에 달한다.
이달 현재 수주액은 107억 달러로 지난해 전체 수주액인 105억 달러를 넘었다. 지난 23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따낸 21억 달러 규모의 쿠라야 가스복합화력 발전소 공사까지 합하면 누적수주액이 1000억 달러에 육박한다.
사우디 건설기계 시장도 우리 기업의 진출이 활발한 분야다. 시장조사기관 BMI(Business Monitor International)는 사우디 건설장비 시장이 지난 2009년 16억 달러 규모에서 2015년 41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우리나라는 사우디의 일부 건설장비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유럽이나 미국, 일본 등과 비교해서는 수출 금액이 미미한 수준이다.
사우디 건설시장의 급성장을 뒷받침하는 것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석유 가격이다. 최근 미국과 유럽의 경제 위기로 국제 유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두바이유(油) 가격은 여전히 배럴당 100 달러 이상이다. 앞으로 5~10년 동안은 최소 70달러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권혁진 국토부 해외건설과장은 "지난해 우리나라의 중동 지역 해외건설 시장 점유율이 12.3%로 미국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며 "얼마전 권도엽 장관이 사우디 현지를 방문해 발주처 관계자들을 만났을 때도 우리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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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환기업이 지난 1973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400만 달러에 수주해 건설한 '알올라 카이비간 도로' 모습. 우리 기업이 사우디에서 수주한 첫 공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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