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지금까지 미국, 네덜란드, 일본에서만 아이폰에 대해 판매금지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27일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금 이 상황에서 국내에서도 아이폰에 대한 판매금지 신청을 못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아이폰3GS, 아이폰4, 아이패드 등 애플의 3세대(3G) 통신 기능을 갖춘 제품에 대한 판매금지에 나서겠다는 것을 강력히 시사하는 말이다.
아이폰5가 내달 선보일 예정일 가운데 이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판매금지 신청에 나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네덜란드, 미국, 일본 3 곳에서 3G 접속 관련 통신특허 침해를 이유로 아이폰 등에 대해 판매금지가처분신청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국가에서는 애플의 판매금지가처분신청에 대한 맞대응 차원에서 삼성전자가 같은 요청을 했다.
삼성전자는 이들 세 나라 이외에도 프랑스, 호주, 영국 등 통신특허침해를 제기한 다른 나라에서도 상황에 따라 아이폰 판매금지가처분 신청을 낼 전망이다.
문제는 국내에서 삼성전자가 아이폰에 대한 판매금지를 제기할 것인가다.
애플이 국내에서 판매금지가처분 신청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먼저 상대 제품을 상대로 판매금지신청을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을 뒤집고 삼성전자는 상황에 따라 초강수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애플이 삼성전자의 본국에서 판매금지 신청을 하기는 어렵지만 삼성전자가 먼저 선공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26일 갤럭시S2 LTE 발표 행사에서 아이폰5에 대한 판매금지 처분에 대한 질문에 대해 법무팀 소관으로 그쪽에서 발표할 것이라고 답한 것은 판매금지 신청을 검토하고 있으며 결정되는대로 이를 밝힐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의 이런 공격적인 대응은 최근 이영희 무선사업부 전무가 인터뷰에서 밝힌 데로 애플의 삼성 3G통신특허에 대한 무임승차론을 설파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지와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애플과 특허공방이 벌어지는 각 국가에서 법적으로 통신특허 침해를 제기하는 등 맞대응했지만 앞으로 이를 공론화할 계획이다.
법적 대응 이외에 언론 공개나 논리 대응을 삼가해왔던 태도에서 벗어나 법적 타당성 등을 공개적으로 알리겠다는 의도다.
이같은 삼성전자의 입장 변화는 이제 애플과의 부품공급 등 협력관계에 대한 부담을 떨치고 법적 공방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결정에서 나온 것으로 관측된다.
애플은 모바일 분야에서 삼성전자와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미 디스플레이, 차세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플래시메모리, D램 등 부품 공급선을 다변화하고 있으며 삼성의 공급비중을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판매금지 신청에 나선다면 애플도 맞대응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네덜란드에서 삼성전자는 6월말 통신특허 침해를 이유로 판매금지가처분신청을 냈다.
네덜란드에서 갤럭시S 등에 대한 판매금지 처분이 나기 전이다.
헤이그 법원이 애플의 판매금지신청에 대해 비교적 단순한 기술에 대한 것이어서 빠르게 인정을 했지만, 삼성이 제기한 판매금지신청은 필수적인 통신특허와 관련돼 결정에 장시간이 요구되기 때문에 아직 결론이 나지 않고 26일(현지시간) 관련 심리가 열렸다.
통신특허가 보다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이기 때문에 심판관들의 결정에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네덜란드에서 열린 3G통신 특허 관련 심리에서 삼성측은 애플이 통신 단말기 시장에 진입하면서 특허 관련 논의를 제의하지도 않은 채 특허를 침해했다고 설명했으며 애플은 이에 대해 삼성의 특허를 취득한 3G 칩 부품을 썼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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