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의사당 앞 광장에는 수천명의 시위대가 모여 “로비스트, 금융 재벌이 아닌 우리에게 돈을 달라”며 시위를 벌였다.
로스엔젤레스에서 벌어진 시위에서는 시위대 중 일부가 은행에 난입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약 10명의 시위대가 뱅크오브아메리카 은행 지점에 들어가 바닥에 앉아 피켓을 흔들고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모두 체포됐다.
시위는 필라델피아, 보스턴, 앵커리지, 솔트레이크 시티 등 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참가 인원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연방 정치인들은 물론이고 지역 정치인들까지 시위 현장을 둘러보고 일부는 시위대를 격려하고 희망을 잃지 말자고 주문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6일 기자회견을 열어 시위대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 주었다. 그동안 월가 등 대기업들과 불편한 관계에 있던 오바마 대통령은 “시위대의 분노는 미국의 금융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백악관이 추진해온 금융개혁에 저항하는 월가와 공화당을 반개혁 세력으로 지목했다.
조 바이든 부통령도, 댈라스 연방준비은행장 등도 시위대에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워싱턴의 아이디어스 포럼에 참석해 “시위대가 요구는 미국의 시스템이 공정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이 때문에 중산층이 고통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시위 주도 세력은 보수 풀뿌리 운동 티파티 처럼 ‘진보 티파티’ 운동을 조직하자고 의견을 내고 있다.
미 전역에 시위대가 이처럼 퍼져나가는 배경에는 지난 수년간 중산층은 물론이고 미국의 대다수 시민들이 부동산 거품 붕괴와 이에 따른 금융 위기, 경기 침체로 생활고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기 때문이다.
대학을 나와도 제대로된 일자리를 찾기 힘들고, 맞벌이를 해도 자기 집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이 와중에 실업률은 9%를 넘었지만 연방 정부가 실업수당 등 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부분은 재정 적자로 더욱 작아지고 있다.
(아주경제 송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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