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두 후보는 △박 후보의 병역특혜 의혹 △나 후보의 재산 증식 의혹 △서울시정 정책 공약 △안보관 등을 두고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날선 공방을 벌였다.
박 후보는 우선 나 후보 측이 거세게 주장하고 있는 '병역기피' 문제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박 후보는 "(양손 입적이) 13세 때 일이었는데 당시엔 아무것도 몰랐다"며 "일제시대에 강제징용으로 사할린에 가신 작은할아버지의 제사를 대신 지내도록 입적된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양손 입적이 현행법상 무효라는 한나라당의 지적에는 “1987년 판례에 의해 양손 입적 규정은 잘못된 것이라는 판례가 나왔는데 오히려 그 이전에는 광범위한 일로 존재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이게 60년대 일이다. 시골에서 대가 끊기는 경우가 있으면 양자 가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나경원 후보는 17대 국회 의원 시절 사립학교법 개정을 반대한 것이 사학재단을 소유한 부친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과 재산증식 문제를 해명하는 데 열을 올렸다.
나 후보는 "객관성에 의심을 받을까봐 의원총회에서 발언도 하지 않고 자제했으며 교과위에도 참여하지 않았다"며 "당론이 결정된 이후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해 사학법 개정에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4년 첫 재산 신고 당시 18억원이던 재산이 2011년 40억원으로 배 이상 증가한 데 대해서는 “그동안 취득한 재산은 없다”며 “공시지가에서 실거래가로 신고 기준이 바뀌었고 보유재산의 시가가 올라서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함 폭침과 낙선운동을 두고는 이념 공방을 벌였다.
나 후보는 박 후보가 참여연대 상임집행위원장 시절, 참여연대가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라는 정부의 발표를 믿을 수 없다는 서신을 유엔에 보낸 것을 놓고 박 후보의 안보관을 파고들었다.
이에 박 후보는 "저는 천안함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믿는다"면서도 "그러나 정부를 신뢰못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상당수다. 왜 정부가 신뢰를 잃었는지 성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또 "저는 안보관이 굉장히 투철해 걱정을 안해도 된다"며 "이념의 시대는 갔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박 후보가 2000년 `악법은 법이 아니’는 책을 출판했다고 거론한 뒤 “16대 총선 때 낙선운동을 벌일 때 선거법을 위반하면서도 이 논리로 재단했다”고 물었다.
박 후보의 대기업 후원금과 사외이사 역할에 대한 공방도 오갔다.
박 후보는 패널로부터 "대기업 후원금이 너무 거액 아니냐. 기업이 특정 목적이 있다고 의심해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가장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목적하는 바에 잘 쓴다는 신뢰가 기업들에게 돈을 내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허투루 한 푼이라도 썼다든지, 개인 용도로 가져갔다든지 하면 지적할 가치가 있지만 가장 적합한 곳에 쓰면 문제 삼을 바가 아니다"며 "아름다운재단은 기부문화의 상징이며 기부문화를 바꿔놓았다"고 강조했다.
두 후보는 재정건전성과 수중보ㆍ무상급식 등 정책 현안을 두고도 의견을 달리했다.
나 후보는 “박 후보가 서울시 부채감축 계획을 내놨는데 재산임대수익을 어떻게 올리고 국세청 소관인 체납액을 어디서 걷어오겠다는 말이냐”고 실현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박 후보는 “지방세 중 서울시가 걷지 못하는 부분이 많고, 재산임대 수입도 알뜰하게 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전시성 토건사업과 SH공사를 개혁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양화대교 완공 문제에 대해 “70~80% 완공됐는데 흉물스럽게 놔둔다는 것이 책임있는 시장으로서 할 수 있는 공약이냐”고 따졌고, 박 후보는 “아치를 하나 더 세우기 위해 100억원을 투자해야 하느냐. 시민 판단을 구하겠다”고 밝혔다.
나 후보는 무상급식 해법에 대한 질문을 받자 “표를 위해서 재정의 후순위를 끌어당기면 안된다”면서도 “원칙을 갖고 (시의회와) 대화해 해결하겠다. 지금 어디까지 양보한다고 얘기하긴 힘들다”고 대답했다.
나 후보는 복지 포퓰리즘 논란과 관련해 `한나라당이 사실상 박근혜 전 대표의 맞춤형 복지로 당론을 확정했다‘는 패널 질문을 받자 “마치 한나라당이 공짜 빗장을 열었다고 보는 것은 맞지 않다. 필요한 곳에 필요한 혜택을 주는 맞춤형 복지는 당연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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