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호세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은 11일(현지시간) 헤이그에서 “내일 유럽 은행들의 재자본화(recapitalization) 방침을 제시할 수 있길 희망한다”며 “ 이것이 오는 23일의 EU 정상회담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자본 강화 방안은 12일 오후에 브뤼셀 유럽의회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이 규제안은 유럽 은행권의 의무 기본자기자본율을 9%로 높이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이는 바젤Ⅲ 최소 수준인 7%를 초과하는 수준이다. 유럽 은행권은 앞으로 6~9개월 내 이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유럽재정안정기구(EFSF)에 연계된 정부의 재자본화 감독을 받아야 한다.
이날 유럽내 은행들의 신용등급 강등 행렬이 이어졌다. 국제 신용평가기관들은 11일 이탈리아·스페인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대거 강등했다.
스탠더스 앤드 푸어스(S&P)는 최대은행인 산탄데르, BBVA 등 스페인내 10개 은행의 등급을 한단계씩 낮췄다.
방코산탄데르와 BBVA에 대해 기존 ‘AA’에서 ‘AA-’로 한 단계 내렸고,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방코 사바델과 방크인터는 ‘A’에서 ‘A-’로 한 단계 낮췄다.
강등 이유는 은행의 부실자산이 15~18개월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또한 스페인의 어두운 경제성장 전망과 부동산 시장 침체로 자본 부실이 가중될 수 있다는 관측을 덧붙였다.
피치도 스페인 은행과 함께 이탈리아 은행들의 등급을 낮췄다. 방코산탄데르에 대해서는 AA에서 AA-로, BBVA는 AA-에서 A+로 한 단계씩 낮췄다. 아울러 인테사 상파올로, 유니오네 디 방케 이탈리아네, 방카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 등 이탈리아 은행 세 곳에 대해서는 등급을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피치는 △경제성장세 저하 △ 채무 위기 가중 △은행 규제 강화로 인한 비용 증가 등을 강등 이유로 들었다. 이에 따라 유럽 은행들의 정부 및 EU 구제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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