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 월가1% 시위에 곤혹스런 할리우드 수퍼스타 연예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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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0-23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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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DC 송지영 특파원) 미국의 수퍼스타 연예인들은 지금 곤혹스럽다. 자신들과 별 연관도 없어 보이는 월스트리트 점거 시위와 지난주 사살된 리비아의 독재자 가다피 때문이다.

일부 언론들은 배우 수전 서랜든·알렉 볼드윈, 래퍼 케인 웨스트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최근 뉴욕의 월스트리트 점거 시위 현장을 찾은 것을 비난했다. 그들의 진정한 의도는 순수할지 모르나 이들 스타들은 시위대가 비난하는 1%에 속한 사람들이 분명하다는 뜻이다.

이들은 수백만 많게는 수천만 달러의 연간 소득을 올리고 있으며, 연예계는 물론이고 더 나아가 재계, 정계 거물들과 연결된 사람들이란 지적이다. 재계 CEO들의 소득이 수천만달러 이상이란 사실은 잘 알려진 사실이고, 이들 연예인들이 속하거나 어울려 지내는 방송사 거물들도 수천만 달러는 기본으로 벌어들이고 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알렉 볼드윈의 ‘30 락(Rock)’ 쇼를 방송하는 NBC(유니버설)의 CEO 스티브 버크는 지난해 3470만달러의 보수를 받았다. 유·무선 전화 및 케이블 방송 업체 컴캐스트의 CEO 브라이언 로버츠도 3110만 달러를 지난해 벌었으며, 파라마운트 픽쳐스를 소유하고 있는 비아콤의 CEO 필립 다우만은 지난해 무려 8500만 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증건거래소에 보고됐다.

이에 평소 선행과 자선을 실천하는 일부 연예인들은 용서(!)될 수 있을지 모르나, 평소 어려운 이웃을 모른 채 하다 이제와서 시위대를 찾는 모습이 위선적일 수 있다는 게 시위대와 언론의 지적이다.

할리우드 연예인들에 대한 가장 큰 비난은 돈만 주면 독재자를 위해 어디든 달려가 노래를 부르고 아양을 떤 꼴불견이란 데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가다피와 그 일족을 위해 시간을 같이 보내고 수십만 달러에서 1백만 달러 이상을 받은 연예인들이다. 한국을 몇 차례 방문하고 공연까지 했던 팝의 디바 머라이어 캐리, 캐나다 가수 넬리 퍼타도, R&B 황제 어셔 및 섹시 팝 스타 비얀세. 이름이 너무 귀에 익은 이들은 지난 수년간 가다피 일가를 위해 수차례 공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화배우 힐러리 스웽크와 장 끌로드 반담은 가장 최근인 지난 5일 체첸의 독재자 람잔 카디로브의 35세 생일 파티에 다녀 왔다. 반담은 카디로브에서 “사랑한다”고까지 말했고, 스웽크는 “미스터 프레지던트, 생일 축하합니다”고 친근하게 말하기도 했다. 인권 단체들은 카디로브 체제의 체첸이 세계에서 가장 인권이 탄압받는 나라 중 하나라고 꼽고 있다.

퍼타도 등 극소수 연예인들만 독재자에게 받은 공연료 및 수고료를 자선단체에 기부하면서 “공연을 벌여야 할 상대가 누구인지 잘 몰랐다.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일부는 여전히 이 ‘검은 돈’을 아직도 은행 계좌에 보관하고 있어 비난을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돈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월스트리트 시위대가 지적하는 ‘1%’에 속해야 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돈을 어떻게 벌었으며 어떻게 그동안 썼느냐에 따라 나머지 ‘99%’에 포함될 수도 있다. 대중의 마음을 사로 잡은 인기로 많은 돈을 벌었으면 일부는 사회에 돌려주는 것이 미덕이라는 주장도 확산되고 있다. 당분간 미국의 연예계도 편치 않을 전망이다.

극심한 경기 침체와 높은 실업률로 아메리칸 드림이 없어졌다는 미국 사회에 앞으로 당분간 이‘편 가르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아주경제 송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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