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100 - 분양광고

<쉽게읽는 중국경제> 中 ‘철밥통’ 공무원 인기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1-10-27 11:0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지난 80년대에는 상하이 외국계 5성급 호텔에서 일하는 것이 중국인의 ‘로망’이었습니다. 그래서 외국계 호텔 서비스직 1명을 뽑는데 무려 1500명이 지원하기도 했죠. 이중에는 석박사생도 있었습니다. 이들이 호텔 방을 청소하는 룸메이드직도 마다하지 않았던 것은 바로 민영기업보다 연봉이 3배나 높았기 때문이죠.

중국 내 전국적으로 고속도로가 깔리기 시작했을 때에는 고속도로 톨게이트 수금원이 인기 직종이었다고 합니다. 몇 년 전 모 성 고속도로 톨게이트 수금원 1명을 채용하는 데 무려 1300명이 몰렸고, 이 중 대부분이 대졸자였다는 사실은 참으로 흥미롭습니다.

현재 중국에서 최고 선망 직종은 단연 공무원입니다. 국가 중앙 공무원은 '금밥통(金飯碗)', 성급 공무원은 '은밥통(銀飯碗)', 일반 공무원은 '철밥통(鐵飯碗)'이라 불릴 정도로 최고 인기 직종으로 꼽히고 있죠.

지난 24일 마감한 2012년 국가 공무원 시험에서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국가민족사무위원회 민족이론정책연구실 관리처 주임과원' 직종은 경쟁률이 4124:1에 달해 거의 '로또' 수준이었습니다. 경쟁률이 1000:1인 이상인 직군도 46개에 달했고, 소위 ‘잘나가는’ 해관 관련 부처에 공무원들이 대거 몰렸죠.

오늘은 바로 중국 내 ‘철밥통’이라고 불리는 중국 공무원 시험 열기 실태를 알아보겠습니다.

사실 중국에서 공무원을 공개시험을 통해 채용한 것은 불과 20년도 채 안됐습니다. 지난 1994년 중국은 공무원 공개채용 시험을 처음 도입했습니다.

시험 초기만 해도 지원자는 많지 않았습니다. 공개 시험 시스템이 제대로 자리잡지 않아 대다수의 경우 ‘관시(關系 인맥)'를 통해 공무원이 될 수 있었죠. 하지만 2000년 들어서부터 공무원 채용 시 투명성·공정성을 대대적으로 강화하면서 공무원 시험 지원자가 점차 늘어났습니다.

2003년 8만7000명에 달했던 응시자 수는 2011년 140만명까지 증가하면서 8년 사이에 무려 15배가 급증했습니다.

중국에서 공무원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대졸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는 데다가 공무원은 평생을 일할 수 있는 안정된 직장이고 복리후생 조건도 좋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공무원이 과연 기대만큼 좋은 직업일까요?

중국에서 사람들은 흔히 공무원을 ‘국가 기계를 돌리는 나사’에 비유합니다. 그만큼 공무원 직이 지루하고 딱딱하고 성취감도 없이 그냥 하루 하루를 기계적으로 일한다는 데에서 나온 말이죠. 또한 중국인 평균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옛날처럼 월급이 높은 것도 아닙니다

중국 한 성급 기관에서 일하는 샤오우(小吳)는 “공무원 5년 차인데 월급이 5000위안이다.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처음에 공무원이 됐을 때 다들 부러워했으나 지금은 아니다. 화웨이(華爲) 중싱(中興) 들어간 친구들은 지금 연봉이 20만 위안이다. 나는 차를 살까 말까 고민하는 데 어떤 친구는 이미 아우디를 몰고 다닌다”며 한숨을 내쉬기도 합니다.

또 공무원 합격 기준도 점차 높아지면서 공무원이 되기도 점차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특히 얼마 전 중국 정부는 필기와 면접 성적 만이 아닌 인성이라는 ‘도덕적 잣대’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공무원과 관련된 비리부패, 성추행, 불륜 등이 인터넷 가십거리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한편 이처럼 뜨거운 공무원 열기 속에서 응시자가 한 명도 지원하지 않은 공무원 직군이 무려 69개에 달해 눈길을 끕니다. 다들 일하기 편하고 수입이 짭짤한 직군으로 몰리다 보니 힘들고 어렵고 돈 못버는 소위 '3D' 직군은 냉대받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듭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