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판 황우석’.. 유명교수 허위논문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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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1-02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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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사회학 교수가 권위있는 학술지들에 발표한 논문이 허위 조작 통계에 근거한 엉터리로 드러나 네덜란드가 떠들썩하다.

1일(현지시간) RNW 등 네덜란드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틸부르크 대학의 디더리크 스타펠 교수가 그동안 ‘사이언스’를 비롯해 국내외에 발표한 논문들가운데 최소한 30여 편이 설문·관찰 조사 결과 등이 실제로 조사하지 않았거나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틸부르크 대학과 그가 전에 재직했던 그로닝겐 대학은 공동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이를 밝혀 냈다. 조사위원회는 지난 2004년 이후 스타펠 교수가 학술지와 책을 통해 발표한 논문과 글 150여 편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조사위는 네덜란드 학계 역사 상 최대의 부정행위이자 세계 학계의 주목을 받을 일이라며 교수직 박탈과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암스테르담 대학은 그의 박사학위 취소를 검토 중이다.

조사위에 따르면, 스타펠 교수는 주도면밀하고 자연스럽게 일을 저질렀다. 그는 일단 논문 구상 단계에선 공동 연구자와 함께 일을 진행한다. 그러나 설문·관찰 조사 단계에선 자신이 접촉선을 잘 아는 학교 등에서 단독으로 진행하겠다고 주장한다.

몇 주 뒤 그는 조사 결과라며 공동 연구자에게 허위자료를 내놓았다. 동료가 설문조사 자료 등을 달라고 하면 그는 원 데이터는 컴퓨터 파일로 남아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공동 연구자들이 불편한 질문을 할 경우 그는 “나는 너의 신뢰와 존경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일축했다. 거의 모두 그보다 어리거나 박사학위 과정생들이었기 때문에 더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웠다. 그는 또 일부 학생에게 “박사학위를 딸 자격이 의심된다”며 협박하기도 했다.

어찌 됐든 주 저자는 스타펠 교수로, 공동 저자는 이들의 이름으로 표기돼 객관성과 신뢰성이 있는 논문으로 탈바꿈됐다.

조사위는 “이러한 교활한 방법과 조작, 권력남용” 때문에 동료 연구원들은 문제를 알지 못했고 오랫 동안 허위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조사위는 스타펠에게 악용당한 후학들이 앞으로 자신의 학문에 자부심을 갖지 못하고 최악의 경우 직업을 바꿔야 할 수도 있어 스타펠의 범죄가 더욱 악질적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스타펠 교수는 일간지 브라반트 다그블라드에 보낸 짧은 성명에서 ”연구자와 학자로서 나는 실패했다. 더 좋은 성적과 더 나은 논문을 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잘못을 저질렀다“고 시인했다.

그는 ”내 행위가 동료들을 허탈하고 분노하게 만들고 사회심리학에 대해 부정적 평판을 주게 된 것을 깊이 사죄한다“고 밝혔다.

스타펠 교수는 학계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관심을 가질 만한 흥미로운 논문들을 발표했다. 그 덕에 TV 토크쇼 등에도 자주 출연해 대중적 인기도 누렸기에 허위 논문 사건의 충격은 더 크다.

그의 논문 중에 널리 알려진 것 중의 하나는 ”잘 생긴 사람들이 인생에서 성공의 기회도 더 잘 잡는다“는 것이다. 사이언스 지에 실린 한 논문은 ”쓰레기가 널려 있는 지저분한 환경일수록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도 증가한다“는 것이다.

또 최근엔 ”육식을 하는 사람이 채식만 하는 사람보다 더 반사회적이고 이기적이 된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일부 학자들의 의문 제기가 허위 논문임이 드러나는 계기가 됐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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