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잃어버린 휴대전화 시장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대규모 인력, 자금을 투입한다. 반격 시작은 LTE폰이다.
김영기 LG전자 최고관계책임자(CRO) 부사장은 전일 서강대 특강에서 "스마트폰 분야는 3개월만 늦어도 뒤쳐진다"며 "새 제품이 3개월마다 출시돼 3개월 후면 참혹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LG전자는 2009년 아이폰 출시가 임박한 상황에서 디자인을 강조한 풀터치폰에 집중했다. 경쟁업체가 스마트폰에 역량을 모으면서 애플과 일전을 준비하고 있던 것과 대조적이었다.
김 부사장은 경쟁사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스마트폰 초기에는) 우리와 마찬가지였다. 삼성은 어느날 스마트폰으로 전략을 수정하면서 따라갔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스마트폰 대응 실패로 자신감마저 잃어버린 것은 아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글로벌 일류기업으로서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자신감은 LTE폰에서 나왔다. 김 부사장은 "LTE 만큼은 세계 최고"라며 "오래 전부터 주력해 온 만큼 LTE가 주력이 되면 승산이 있다"고 내다봤다.
강조한 것은 속도다. LG유플러스가 확보한 주파수를 8차선 도로에 비유하며 기존 주파수보다 5배는 빠르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가산동 연구개발(R&D)센터와 평택 휴대전화 공장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개발 프로젝트팀 10여개가 가동되고 있다. 스마트폰용 LTE칩 개발에도 상당 인력을 투입했다.
대규모 투자 또한 일으킨다. LG전자는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1조1539억원 가운데 6109억원을 휴대전화 사업에 쏟아붓는다.
LTE 모델 개발에 3126억원을 배정했다. LTE 선행기술과 콘텐츠·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개발에는 각각 1235억원과 264억원이 사용된다.
R&D 건물 신축과 장비 투자에 853억원을, LTE 제품 생산 개발에 631억원을 쓸 예정이다.
이런 총력전은 대응 지연으로 열세에 놓인 스마트폰 시장을 단시간에 따라잡기 위한 초강수로 풀이된다.
김 부사장은 "LG전자는 LTE폰을 중심으로 세계 3위에서 다시 2위로 올라 설 것"이라며 "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R&D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1979년 럭키그룹(현 LG그룹)으로 입사했다. LG그룹 인사팀장(이사),구조조정본부 인사담당 상무,LG전자 HR부문장을 거쳤다. 2008년부터 CRO로서 법무와 대외협력, 홍보, 노경, 경영지원을 총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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