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기자) 대한민국 미디어 아트를 제대로 볼수 있는 '육감 맛사지'전이 열린다.
독특한 전시타이틀은 이 전시를 기획한 독립 큐레이터 류병학씨 작품. 류씨는 “‘미디어’가 보통 오감을 충족시킨다고 하는데 거기에 ‘아트(art)’를 더해서 관객의 6감을 만족시키고 정신적 마사지를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아 전시명을 정했다”고 말했다.
서린동 SK본사빌딩 4층 아트센터 나비(관장 노소영)에서 오는 11일부터 펼치는 이 전시는 한국미디어 아트의 25년사를 다룬다.
노소영 관장은 “아트센터 나비 2.0 시대를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고자 하는데 새로운 플랫폼은 대한민국 미디어 아트를 기반으로 삼지 않고서는 무의미하다”며 “대한민국 미디어 아트 2.0 시대를 위한 ‘육감 맛사지’전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비디오 아트' 하면 무조건 백남준이다. 하지만 그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1980년대였다. 그렇다면 그 이전에 대한민국에서 비디오 아트를 작업한 작가가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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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기 비디오 연못 <현현(顯現)> 1999 |
있었다. 2006년 타계한 비디오 아티스트 박현기다.
그는 백남준이 대한민국에 알려지지 않았던 1970년대 중반 대구에서 처음으로 비디오 아트를 선보였다. 백남준에 가려 생전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그는 이제 '대한민국 미디어 아트의 선구자'로 불린다.
아트센터나비는 박현기의 비디오 작품을 대한민국 미디어 아트 시작으로 봤다. 1977년 대구 현대미술제를 통해 전시된 박현기의 미디어아트를 출발점으로 본다면, 대한민국 미디어 아트는 34년이나 된 셈이다.
이번 전시 '육감 맛사지'는 1977년부터 2000년까지 선보인 대한민국 미디어 아트로 국한했다.
2000년 이후가 동시대라는 이유도 있지만 2000년 이전의 미디어 아트 기반 위에서 태동된 것이란 점 때문이다.
이번 전시는 비디오아트 회고전이 아니다. 아직도 비디오아트가 진행중이고 작가들이 활발하게 활동중인 작가들로 구성됐다.
박현기로 시작해서 김수자 김해민 육태진 이용백 박화영 김승영 김세진 한계륜 김창겸 구자영 유지숙 류비호 전준호 김태은 장지아 노재운 양아치 이이남까지 19명의 작품을 통해 대한민국 비디오 아트와 관람객의 '육감을 맛사지'할 준비가 됐다.
류병학 큐레이터는 "미디어 시티 서울과 아트센터 나비가 10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미디어 아트는 여전히 열악한 환경 속에 놓여있다"며 "이번 '육감 맛사지'는 일종의 대한민국 미디어 아트 따라잡기"라고 밝혔다.
영상 120점, 오브제 2점 총 122점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에 소개되는 작가들의 작품을 담은 480쪽짜리 도록도 발간됐다. 전시는 12월 30일까지. 입장료 무료.(02)2121-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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