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총재 “통화정책 완화적 기조, 이탈리아 위기 전화되지 않을 것”(종합)

(아주경제 김희준 기자)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통화정책은 완화적 기조에 있으며 이탈리아 위기는 다른 나라로 전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중수 총재는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3.25%로 동결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동결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졌으며, 기준금리 인하 논의는 없었다고 김 총재는 말했다.

특히 최근 기준금리를 인하한 인도네시아와 호주에 대해서는 “자원수출국 이들국가와 우리나라의 통화정책은 차이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김 총재는 이탈리아의 금융불안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리나라와 이탈리아 익스포저 1% 안되는 작은 수준”이라면서도 “다만 유럽 은행들의 디레버리징(부채축소)은 일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는 매우 주의깊게 관찰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인플레이션이 만성화되고 국제금융시장의 안정화와 국내 경제의 견실한 성장이 이뤄지는 등 3대 조건을 갖추어야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불어 그는 유럽중앙은행은 과거보다 금융안정에 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은 김 총재와의 일문일답.

-호주, 인도네시아 등 금리를 인하한 나라있는데 우리와의 차이점은.

▲금리 수준을 봐야 하는데, 국제경제 환경은 같으나 인도네시아는 6%대 금리라 우리와 비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재정위기 속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이 변화할 여지가 있나.

▲우리 경제가 어떤 변화를 겪을지 예의주시해야 한다. 현재로는 다른 상황으로 돌변하지 않는 한 우리는 소위 통화의 상태가 아직은 완화적 기조에 있다고 보고 있다. 어떤 정책도 경제 대내외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해야 하는 원칙에는 변화가 없으나 현 상황은 완화적인 상황에 있다.

-유로존이 갈라지는 방안에 대해 이야기 나오는데 이 경우 어떤 파급 영향을 예상하는가.

▲우리나라의 이탈리아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매우 작은 수준이다. 전체 익스포저에서 이탈리아의 비중은 1%도 안 된다. 직접적 효과는 작을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유로존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면 시장에 큰 영향 미쳤으나 최근에는 채권시장 동향을 보더라도 자금시장이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섯달째 금리를 동결했다. 금리정상화는 언제나 가능한가.

▲여러번 말했지만 기준금리를 인상하든 동결하든 이에 대한 조건이나 시간이 언제될지 사전에 못박지 않는다. 통화정책을 책임지는 중앙은행으로서 우리 판단에 인플레이션이 만성화하는 추세에 있음을 확인한다면 그렇게 계속 둘 순 없을 것이다.

-한은법 시행령의 은행채 지급준비금 부과가 실효성이 별로 없다는 비판이 있는데.

▲금융채 지준 부과는 평상시 금융권에 부담을 주려는 목적이 아니다. 다만 위기시 중앙은행이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어느 정도 실효성을 확보했으면 한다는 한은의 입장을 정부에 전달하고 있다.

-국채금리가 기준금리에 다다를 정도로 낮아져 장기금리가 오르지 않고 있는데.

▲장기금리가 안 오르는 것은 미래 경기를 반영하는 측면도 있겠으나 해외에서 한국 시장에 대해 과거보다 안정적이고 수익률이 좋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통화당국으로서 이 상태가 얼마나 갈지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 현재의 수수께끼(기준금리는 오르는데 장기금리는 오르지 않는 현상) 상태는 벗어날 것으로 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프랑스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가 철회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위기가 프랑스로 번진다면 그 영향은.

▲그 영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질 것이다. 그러나 유럽연합(EU)이 은행 자본건전화 등을 통해 그 정도까지 가지 않도록 노력할 것으로 본다. 이탈리아 선에서 끝날 것으로 생각한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돈을 풀어야 한다는 요구가 큰데 이에 대한 견해는.

▲유로존에 문제가 생기다 보니 ECB의 역할이 변질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과거보다는 리스크에 좀 더 책무를 지고 금융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본다.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물가에) 보다 중점을 두겠다‘는 문구를 삭제했는데 그 의미는.

▲현재의 통화기조가 완화적이라는 시각에는 변화가 없다. 다만 대외적 여건변화를 가지고 우리를 거기에 맞춰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대외적 여건이 좋으면 (금리정상화를) 하고 나쁘면 안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우리가 대외적 환경에 적응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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