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서울로 상경한 지방 출신 대학생들이 높은 월셋값에 허덕이고 있다. 학생들은 가능한한 대학 기숙사에 들어가고 싶어하지만 공급물량이 적어 그들에겐 그림의 떡인 경우가 허다하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서울소재 대학 재학생 중 지방출신 학생들은 약 52%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 기숙사가 이들을 감당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교육과학기술부의 대학통계알리미 자료에 보면 서울 내 37개 대학 캠퍼스의 총 재학생 수는 39만4412명이며 기숙사 수용인원은 4만4885명(2만466실)으로 수용률은 11.4%에 불과하다.
신촌에서 자취를 하고 있다는 E여대 노모(23)양은 “보증금 500만원에 월 35만원짜리 방값은 부모님이 내주지만 과외를 하며 용돈을 버는 형편”이라며 “학생식당이 싼 것도 아니고, 생활비가 만만치 않다”고 불평했다.
이 대학 관계자는 “기숙사 경쟁률은 평균 2대 1 정도로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지방 출신 학생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기숙사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출신 대학생을 위한 기숙사가 아예 없는 곳도 있다. 노원구에 위치한 K대 인근에서 8000만원짜리 전세에 살고 있다는 김모(25)군은 “대학 주변 집값이 비싸긴 하지만 교내 기숙사가 없어 자취하는 수밖에 없다”며 “주변에 월세를 살면서 비용에 허덕이는 친구들에 비하면 그래도 전세는 나은 편”이라고 전했다.
K대측에 따르면 이 학교 재학생 중 지방 출신은 약 37~40%로 추산되지만, 교내에는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약 30여실의 기숙사가 전부다.
이 대학 관계자는 “지방 출신 학생들을 위한 학교 차원의 주거안정 지원 방안이 마련된 곳은 사실 거의 없다"며“기숙사 건립을 계획하고는 있지만 시기는 미정인 상태”라고 전했다.
최근 서울시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서울시는 지난 8월 부족한 기숙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교 인근의 뉴타운 등 정비사업구역을 확보해 기숙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시 주택정책과 관계자는 “현재 시범사업 성격으로 흑석뉴타운 부지를 확보한 중앙대 기숙사가 내년 2월께 준공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의 방침이 활성화될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우선 대학교 인근에 국유지가 있어야하고, 공공시설 부담면적 감소 등의 혜택을 받기는 하지만 학교가 건립비용에 부담을 가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정책에 대해 관계부서와의 의견 조율이 필요한 사안이라 추진이 쉽지만은 않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