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영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는 기존 행사와 달리 사전에 주제나 발언자도 준비하지 않은 채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현장에서 총리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로 생중계 됐다. 이에 한양대생 산업공학과 박상길씨는 페이스북을 보고 원정 참석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김 총리는 유재하(신문방송학과)씨가 반값 등록금 대책에 대해 묻자 “정부는 내년 1조 5000억을 쏟아 우선 생활이 어려운 분들 중심으로 지원할 계획”이라며 “소득 하위 7분위에 해당하는 분들에 대해서는 평균 22%의 등록금이 경감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나라살림 곳곳에 예산을 투입할 곳이 많다”면서 "과연 대학 등록금이 최우선 지원돼야 할 부분이냐에 대해 정부의 고민이 있다“고 학생들에게 고충을 토로했다.
같은과 이수민씨가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앞으로 발생할 피해 대책에 대해 질문하자 김 총리는 "FTA로 영업상 실적이 15% 정도 떨어졌다면 그 중 90%를 보전해준다든가, 우리 한우 산업 시설을 현대적으로 해서 질좋은 한우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경쟁력을 높여 전화위복의 기회를 삼을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미 FTA 괴담에 대해서는 "무조건 정부 발표를 믿지 않으려는 분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성민씨는 "나는 꼼수다를 들어본 적 있나. 최근 뉴미디어를 통해 개인 정치성향 표출이 많아지는데 방송통신위원회에서 통제하려는 움직임 어떻게 보시냐"고 질의하자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들며 "누구에게나 자유가 주어져야 한다"고 답변했다.
김 총리는 "다만 그런 내용들이 허위라든지 명예훼손이라든지 하면 사회 전체 통합 차원에서 피해자 입장에서는 억울한 것이기 때문에 내용들이 건전하게 발전돼 나갔으면 좋겠다"면서 "다양한 의견이 다양한 방법으로 표출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고 그 한도 내에서 국가가 통제하면 안된다"고 설명했다.
SNS 생중계에 대한 답변도 진행됐다.
'기업은 정부에 물가인상을 요구하지만, 서민은 가계부담이 크다'는 질문에 김 총리는 "물가상승하면 가장 고통받는 사람은 서민이다. 정부는 최우선으로 물가상승 억제를 위한 각종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또 "지금 올려서 해결하지 않으면 나중에 누적돼서 더 큰 재앙으로 돌아온다"며 "물가안정 노력과 함께 적절히 올림으로써 자원 절약을 유도하는 측면과 공기업의 경영성과를 높이는 것도 있고 양쪽의 노력이 조화롭게 이뤄져야 하는데 굉장히 어렵다"고 했다.
김 총리는 간담회 시작 전 “지금까지 국회 청문회를 3번 했는데 청문회에서는 무슨 얘기를 물을지 알겠는데, 지금 이 자리는 뭘 물을지 모르니까 더 떨린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간담회 전 학생식당에서 이길여 총장과 학생들과의 오찬에서 "젊은 직원들하고 거리낌없이 지내려고 하는데 젊은 사람들이 나를 피한다. 조금 섭섭하다"고 말하며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강조했다.
김 총리는 이 자리에서 존재감이 없다는 국민들의 지적에 "존재감이 없는 게 내가 목표하는 바다. 국민들은 나를 잘 모르지만 내가 일한게 쌓여서 그게 국민들에게 돌아가면 그게 더 좋다고 생각한다. 컬러가 없는 게 내 컬러"라고 말했다.
총리로서 자신의 목표에 대해 "이슬비같은 총리가 될 것"이라며 "조용히 내리지만 땅속에 스며들어...조용히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2040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매주 월요일 총리실 페이스북에 친필로 쓴 메모를 스캔해 올리고 있다. 이 덕분에 팬 수가 꾸준히 증가해 현재 8만3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김 총리의 이 같은 행보를 지난 10ㆍ26 재보궐 선거에서 드러난 2040세대의 민심을 수습하고 향후 실생활과 더욱 밀착된 정책을 개발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