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내 은행, 中 생존 위해 '무리수' 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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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2-0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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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중국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이 중국 금융당국이 제시한 예대율 기준을 맞추기 위해 현지에서 무리한 영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 유치를 위해 과도한 금리를 제공하면서 수익성 악화 우려를 키우는가 하면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중단해 고객 이탈을 자초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1일 중국 현지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 중국 현지법인은 달러화를 포함한 외화예금에 대해 중국계 은행보다 최고 3배 이상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만기 3개월 달러화 예금 금리는 1.25% 수준이다. 만기 6개월과 1년짜리 상품은 각각 1.75%와 2.25%의 금리를 적용 중이다.

반면 중국계 은행은 만기별로 3개월 0.40%, 6개월 0.75%, 1년 1.25% 가량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외화예금 금리를 대폭 높인 것은 지난 9월 이후로 중국 금융당국의 예대율 규제(75%) 이행 시한이 연말로 다가오면서 예금 고객 유치가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후난성의 창사 분행 등 최근 문을 연 점포의 경우 영업력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나치게 높은 예금금리는 은행의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수 있다.

한 시중은행의 중국 현지법인 관계자는 “영업 네트워크가 열악하고 인지도가 낮은 만큼 고금리로 고객을 유혹할 수밖에 없지만 중국 내 조달비용이 높아지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은행 중국 현지법인은 베이징 지역의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올해 대출 취급 한도를 모두 소진한데다 예대율 규제를 맞추기 위해서는 대출을 추가로 늘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베이징 내 주요 외자계 은행 중 주택담보대출을 아예 중단한 곳은 우리은행과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 2곳에 불과하다.

다른 은행들은 금리를 올리는 식으로 대출 조정에 나섰다.

가뜩이나 현지 고객 비중이 낮은 상황에서 대출 중단 등으로 평판이 낮아질 경우 고객 이탈 현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이 경영 화두로 제시하고 있는 ‘현지화’와 동떨어진 행보인 셈이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고객 기반이 취약한 상황에서 금융서비스 수준까지 떨어질 경우 중국 시장에서 성공하기가 더욱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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