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인턴제 곳곳에서 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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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2-1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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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기관, 억지춘향식 채용 여전<br/>정부실적 공방...2배로 부풀려졌다 비판 제기도

(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청년인턴제가 실적 위주로 운영되면서 적잖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13일 고용노동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정부가 성공사업으로 평가하는 청년(19~25세) 인턴제 사업예산이 3년 연속 늘고 있지만 전문적인 소양을 갖추기보다는 허드렛일 위주가 대부분인데다 중소기업의 경우 정규직 채용비율도 부풀려지는 등 ‘숫자 맞추기’에 급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285개 공공기관은 평균 19% 수준인 청년인턴의 공공기관 취업 비율을 20% 이상으로 높이라고 권유받고 있다. 올해 9월까지 연간 목표치를 크게 웃도는 1만2246명의 청년인턴을 뽑았다. 내년에도 총 1000억 원가량을 투입해 1만명 정도를 선발할 예정이다.

정부는 극심한 취업난 시대에 해당사업으로 실업률이 0.2∼0.3%포인트 낮추는 효과를 얻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공공기관들은 정원의 4% 이상에 해당하는 청년인턴을 채용하면 정부의 평가 때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어 ‘억지춘향식’으로 운용되고 있는 곳이 상당수다. 공들여 뽑지도 않고 허드렛일이나 시킨 인턴들을 정규 직원으로 채용하는 데는 무리가 따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중소기업 청년인턴제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채용기업에 6개월간 임금의 50%를 지원(월 80만원 한도)하고, 정규직으로 전환시 추가로 월 65만원을 6개월간 지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정부는 2009년 참여자 중 정규직으로 전환된 뒤 1년이 지난 시점에 취업을 유지하고 있는 비율이 68.8%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또한 허수가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국정감사 당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미경 민주당 의원이 고용부로부터 제출받은 ‘중소기업 청년인턴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실제 취업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은 9766명으로 참여자의 31%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용부가 지원금이 끊긴 시점을 기준으로 취업유지율을 계산해 발표한 것이다. 정규직 전환 후 1년 지난 시점에 얼마나 취업을 유지하고 있는 지 살펴보면 31%로 줄어든다는 게 이 의원측의 설명이다.

또 정규직 전환율 또한 고용부가 발표한 85%와 달리 5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 전환율을 전체 참여자를 기준으로 따질 경우 56%에 그치고 있지만, 이를 고용부는 6개월 인턴기간이 종료된 사람 중에 정규직 전환이 된 사람의 비중으로 파악하면서 85%로 늘렸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정규직임에도 지원금이 끊긴 6개월 후 절반 가까운 8000여명이 그만두는 이유에 대해서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청년인턴제에 참여하는 사람은 줄고 있지만, 사업 위탁비를 포함한 중간관리비가 늘어나면서 관련예산이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한 채용 전문가는 “현행 청년인턴제 제도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실질적인 실업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며 “수혜자에게 전달되는 예산은 줄이고 중간 위탁업체들의 돈벌이 수단이 돼 가는 현 고용서비스 정책기조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 것인지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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