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3대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무디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유럽연합의 신재정협약들이 유럽 재정위기를 해결하기 불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신평사들의 혹평으로 이날 뉴욕 증시 및 유럽 주요 증시는 일제히 급락했으며 이탈리아·스페인 등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이 각각 6.44%·5.8%로 상승했다. 유럽연합의 신재정협약은 장기간 프로젝트인데다 당장 재정건전화를 견인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같은 평가가 나왔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피치는 이날 유럽정상의 새 협약이 유럽의 신용등급 강등을 막아내는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피치는 EU의 신 재정협약에 대해 “유럽 위기를 풀어내기에 포괄적이지 못한 대응책”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재정긴축으로 유럽이 심각한 성장세 둔화를 나타낼 것이라며 “내년 유로존 성장률이 0.4%, 2013년에는 1.2%를 기록할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유로존의 취약한 국가들은 이미 강력한 긴축정책을 실행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들도 재정을 강화하고 있으나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럽중앙은행(ECB)만이 유일한 방화벽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피치는 “ECB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또는 유럽안정화메커니즘(ESM)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 국가 채권을 매입하는 방안이 현재로서는 유일하게 시장 유동성을 확충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ECB가 시장개입을 확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무디스도 위기 상황을 끝낼 수 있는 결정적인 정책 수단을 제시하지 못하면 내년 1분기에 유럽연합 국가들의 신용등급을 검토하겠다고 재경고했다. 무디스는 “단기적으로 채권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한 조치가 부족해 유럽 국가들은 추가적인 충격을 받기 쉬우며 결집력도 약한 상태”라고 밝혔다.
지난 5일 유로존 회원국 15개국가의 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한 S&P 역시“EU의 위기를 해결하려면 더 강력한 부양책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양쪽 부문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S&P는 이달 안에 15개 유로존 국가의 신용등급 강등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진 마이클 식스 S&P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이스라엘에서 열린 기업 컨퍼런스에서 “유럽이 재정위기를 해소하려면 정상회담을 몇차례 더 열어야 한다”며 “재정 및 통화 양측에서 균형잡힌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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