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금융불안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한반도가 불안 정국에 들어갈 것이라는 악재가 겹쳤다. 전문가들은 이 점이 글로벌 금융불안심리를 부추겨 소비자들이 소비지출을 더욱 줄일 것으로 예상했다.
서핑 관련 제품 등을 생산하는 호주의 대표적 종합의류업체 빌라봉 주가는 지난 19일 증시에서 무려 44% 급락했다.
빌라봉이 순익 전망치를 크게 내렸고, 김 위원장 사망 소식으로 증시가 요동친 데 따른 것이다.
빌라봉 주가 급락은 다른 소매업체에도 영향을 미쳤다. 백화점체인 데이비드존스 주가는 9.1%, 전자제품유통업체 하비노먼은 8.7%, JB하이파이는 7.2%, 백화점체인 마이어는 6.2% 각각 폭락했다.
이날 주요지수인 S&P/ASX200 지수는 2.4% 급락해 4,060.4로 마감됐다. 지난달 28일 이후 최저치다.
증시 전문가들은 유럽 부채위기가 심화하는 가운데 유럽 주요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전망 가능성이 제기된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여기에 김 위원장이 급작스럽게 사망함에 따라 증시가 크게 흔들렸다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소매유통업계가 소비지출 둔화로 경영난을 겪는 가운데 유럽발 금융위기와 한반도 정세 불안 등 대외여건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이 지갑을 더욱 굳게 닫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런 소비지출 위축세와 소매유통업계의 경영난이 내년에는 더 심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앞서 4대 시중은행 웨스트팩은행과 멜버른연구소가 공동 산출한 이달 소비자신뢰지수는 무려 8.3% 급락한 94.7을 나타냈다. 지난달 소비자신뢰지수 103.4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이코노미스트들은 호주중앙은행(RBA)이 지난달과 이달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씩 내렸음에도 소비자신뢰지수가 회복되지 않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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