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국내 기업과 은행들의 CDS프리미엄은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오히려 소폭 하락했다.
20일 뉴욕 장외시장에서 한국 정부 발행 외화채권에 대한 5년 만기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68bp(1bp=0.01%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는 전 영업일(16일)에 비해 9bp가 오른 것이다.
CDS 프리미엄은 채권 발행기관의 부도 위험에 대비해 거래하는 파생상품이다. 외평채 CDS 프리미엄이 낮아지면 그만큼 국제 시장에서 우리 정부의 신용위험이 낮아진 것으로 여겨진다.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에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아시아시장에서 15bp 폭등한 174bp까지 올랐다가 상승폭을 축소했다.
역대 대북 관련 위험이 고조됐던 때와 비교해도 상승폭은 제한적이었다.
우리나라 CDS 프리미엄은 작년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당시 85bp에서 107bp로 22bp, 작년 5월 20일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일 당시 117bp에서 146bp로 29bp 뛰었었다.
중국(146bp→149bp), 말레이시아(146bp→148bp), 태국(184bp→184bp), 필리핀(195bp→196bp)에 비해서는 상승폭이 컸다.
국제금융센터 윤인구 연구원은 "한국 CDS프리미엄이 적게 오르지는 않았지만, 상승폭은 과거 대북관련 이벤트 때 20bp이상 움직였던 데 비하면 제한적이다. 지정학적 위험이 하루 이틀에 판단할 것은 아니어서 두고 지켜보자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선성인 연구원은 "신용평가사들이 한국 신용등급을 유지하겠다고 밝힌데다 북한발 악재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학습효과가 작용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국내 기업과 은행들의 CDS프리미엄은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오히려 소폭 하락했다.
삼성전자[005930]는 118bp, 한국전력[015760]은 181bp에 그대로 머물렀으며, POSCO[005490]는 210bp에서 207bp로 하락했다.
또 하나은행 201bp, 국민은행 200bp, 신한은행 210bp, 우리은행 216bp로 전주말 대비 변동이 없었다.
주식시장 내 공포 심리도 크게 확산하지 않았다.
미국 VIX 지수와 같은 방식으로 산출돼 `공포 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전날 10.07% 오른 27.98로 마감했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옵션 투자자들의 시장 전망을 나타낸다. 지수가 오를수록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뜻이다.
언뜻 보면 급등한 것처럼 보이지만, 불과 4거래일 전인 13일 지수가 28을 웃돌았던 것을 고려하면 충격은 크지 않았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올해 8월9일 50.11을 고점으로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신용분석 전문가들은 일단은 상황을 지켜볼 것을 권했다.
우리투자증권 신환종 연구원은 "북한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도발이나 체제붕괴 가능성 등 북한의 구체적 행동이 나오면 지표들이 크게 움직일 수 있다. 지금으로서는 일단 지켜보자는 관점이 지배적이다. 장기적으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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