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키움자산운용의 국내 주식형펀드가 업계 '최저 보수'라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높은 매매회전율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별 메리트를 주지 못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보수가 낮을지라도 높은 매매회전율로 인한 매매수수료와 거래비용으로 전체 비용은 별 차이가 없다는 것.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키움자산운용 국내주식형펀드의 매매회전율은 903.00%로 50개 자산운용사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다. 이는 업계 평균 대비 2배 이상 높은 것이다.
매매회전율이란 펀드매니저가 한 해 동안 얼마나 주식을 사고팔았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거래금액을 운용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예컨대 100억원의 주식을 보유한 펀드의 매매회전율이 200%라면 한 해 동안 200억원의 주식을 사고팔았다는 얘기가 된다.
높은 매매회전율로 인해 키움자산운용 펀드가 그동안 제시한 업계 최저 보수는 큰 의미가 없어졌다. 펀드의 높은 매매회전율로 인해 투자자들은 기존 보수 외에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매매회전율이 높은 펀드는 명목상의 보수(2.5% 내외) 외에 매매수수료와 거래비용, 거래세 등을 더 많이 지불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매매회전율이 200%인 주식형펀드라면 매매수수료와 거래비용 등으로 약 1%, 거래세로 0.6%를 더 내야 한다. 이는 고스란히 투자자 부담이다.
펀드의 매매회전율이 높다고 꼭 나쁜 것은 아니다. 매매회전율이 높더라도 수익을 많이 올리면 되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선 매매중개 수수료율이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어떤 종목을 선택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
하지만 올해 키움자산운용 펀드들의 성과는 좋은 편이 아니다.‘키움선명e-알파인덱스증권투자신탁 1[주식-파생형]’은 지난 12일 기준으로 -7.18% 성과를 냈다. ‘키움승부증권투자신탁 1[주식]A’가 유일하게 수익을 냈지만 1.95%에 불과했다. 두 펀드 모두 업계 평균인 -10.41%보다는 선방했지만 높은 매매회전율을 만회할 정도는 아니다.
이와 달리 매매회전율이 27.45%로 가장 낮은 라자드코리아자산운용은 올해 4.30%의 수익률로 50개 자산운용사 가운데 가장 높은 성과를 냈다. 이는 마이애셋자산운용, 골드만삭스와 함께 유일하게 수익을 낸 경우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대대적인 포트폴리오 교체가 있거나 자금 유출입이 잦으면 매매회전율이 높아진다"며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매매회전율이 높은 펀드가 그렇지 않은 펀드들보다 수익률이 안 좋은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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