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이 2011US여자오픈 최종일 최종홀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2012년에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 무대의 중심에 선다.
올해에도 한국 골프를 주목하는 시선이 많다. 지난해 한국 남녀프로골퍼들은 아시아 최고무대인 일본 투어를 휩쓸었다. 배상문(25·우리투자증권)과 안선주(24)가 그 주인공이다.
2011년말 기준 세계랭킹에 남자선수들은 네 명이나 ‘톱50’에 들었다. 50위 안에 자국 선수 이름을 올린 아시아 국가가 없는 점을 볼 때 대단한 성적이다. 지난해 11월 호주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미국- 인터내셔널 남자프로골프 단체전)에는 아시아 국가 최초로 3명이 동시에 대표로 뽑혔다. 한국은 여세를 몰아 남아공 캐나다 호주에 이어 세 번째로 프레지던츠컵를 유치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여자골프는 세계랭킹 ‘톱10’에 네 명이 올랐다. 비록 ‘톱’은 청야니(대만)에게 빼앗겼지만, 한국(계) 선수들은 1988년 구옥희가 스탠더드 레지스터 터콰이즈클래식에서 첫 승을 올린 이래 23년만에 ‘통산 100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특히 최나연(24·SK텔레콤) 유소연(21·한화) 박희영(24·하나금융그룹)은 우승컵을 거머쥐며 한국골프의 자존심을 지켰다. 2016년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올림픽(리우데자네이루)에서도 한국은 유력한 메달후보다.
한국골프는 이제 ‘골프 韓流’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세계 강호가 됐고, 세계 골프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는 남자선수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미국PGA투어에서는 최경주(41·SK텔레콤) 양용은(39·KB금융그룹) 위창수(39·테일러메이드) 강성훈(24·신한금융그룹) 등 기존 멤버에 배상문과 노승열(20·타이틀리스트)이 가세했다. 앤서니 김(26·나이키골프) 케빈 나(28·타이틀리스트) 대니 리(21·캘러웨이) 존 허(21·정관장) 리처드 리(24) 등 재미교포를 포함하면 11명이 정규멤버로 활약한다. 역대 최다 인원이다.
지난해엔 최경주와 케빈 나가 2승을 올리는 것에 만족했지만, 올해는 그것만으로는 양이 차지 않을 성싶다. 특히 ‘맏형’ 최경주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지난해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여세를 몰아 미국진출 13년째인 올해에는 진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해야 할 시점이다. 그 첫 무대는 4월초 마스터스다. 최경주는 이 대회에서 2003년엔 3위를 했고, 2010년엔 4위, 그리고 지난해엔 8위를 하는 등 우승권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9년 아시아 남자골퍼로는 최초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양용은도 부활에 시동에 걸어야 할 때다. 몰아치기에 능한 양용은은 올해 미PGA투어 통산 3승을 넘어 4승, 5승까지도 올린다는 전략이다.
배상문과 노승열은 ‘루키답지 않은 루키’로 시즌 초반부터 상위권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일본에서 ‘골프 한류’란 말을 이끌어낸 배상문은 일본골프투어(JGTO) 3승 경험을 바탕으로 투어카드를 유지한다는 목표다. 노승열은 300야드를 넘는 장타력을 바탕으로 최연소 선수의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2010년 JGTO 상금왕 김경태(25·신한금융그룹)도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세계랭킹 20위권 선수로서의 매서움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용띠 골퍼들의 활약도 기대된다. 신지애(미래에셋) 김하늘(비씨카드) 김인경(하나금융그룹) 이보미 김대현(하이트맥주)은 모두 1988년생으로 한창 물오른 기량을 발휘할 나이다. 신지애의 부활 여부가 주목된다.
한국은 이같은 프로골퍼들의 활약상 외에도 골프장수 500개, 골프인구 300만명, 골프내장객 연인원 2000만명 등으로 세계골프의 변방에서 중심지로 들어갈 밑바탕을 갖췄다. 이제 ‘개화’를 하는 일만 남았지만 골프 한류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몇가지 선결과제도 있다.
양적 성장 못지않게 질적인 컨텐츠를 높이는 일이 급선무다. 격높은 ‘골프 문화’를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말이다.
또 선수들의 기량이나 골프 열기에 비해 국내 골프산업의 기반은 취약하다. 세계무대에 내놓을 수 있는 국산 브랜드를 육성하는 것도 시급하다.
무엇보다 골프에 대한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전환이 긴요하다. 골프나 골프장 관련세금은 우리가 세계 최고수준이다. 중과세 장벽을 낮추거나 없앤다면 골프 한류가 세계를 휩쓸 날은 그만큼 빨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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