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대책 한달] 李 '이자놀이' 경고에…하반기 가계대출 더 조이고, 기업금융 확대

  • 대통령 한마디에…당국, 28일 협회장 불러 간담회

  • 미래산업 등 기업금융 강조할 듯…銀, 경영전략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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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이미지 [사진=챗GPT]

지난 6·27 대책에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이자놀이’라는 경고를 날리며 금융당국이 하반기 가계대출을 더 조일 전망이다. 은행들이 기업금융에 집중하도록 위험가중자산(RWA) 등 건전성 규제도 개선한다. 다만 아직 완전히 꺼지지 않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수요 등은 하반기 가계대출 관리에서 불안 요소로 남았다는 지적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28일 은행연합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금융투자협회 등 금융 분야 협회장을 불러 간담회를 연다. 이는 예정에 없던 행사로, 최근 이 대통령이 금융기관의 대출 행태에 대해 지적한 발언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놀이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투자 확대에도 신경 써주시길 바란다”며 “그렇게 국민경제 파이가 커지고, 금융기관도 건전하게 성장·발전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결국 주담대 등 가계대출보다는 생산적 분야인 기업 여신 쪽으로 자금을 공급하란 의미다. 이에 따라 당국은 이번 간담회에서 정부가 강조하는 미래산업·벤처·자본시장 등 3대 분야를 중점 투자 영역으로 금융사에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까지 나서 가계대출에 대해 강경한 기조를 보인 만큼 은행은 하반기 가계대출 공급을 더 틀어막을 전망이다. 대신 기업금융을 강화하기 위한 대응 방안 마련 등 하반기 경영전략을 수정해야 한다. 예컨대 KB국민은행은 국가전략산업 분야에 자금 지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신용·기술보증기금에 특별 출연해 기술력이 뛰어나지만, 담보가 부족한 전략산업 기업에 대출 공급을 늘린다.

당국도 기업금융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대출 규제를 정비하고 있다. 은행이 주담대보다는 기업 여신이나 벤처 투자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대출 위험가중자산(RWA) 산정 개편 작업에 착수했다. 부동산 대출 공급을 줄이기 위해 주담대 RWA 하한선을 높이고, 정책 펀드나 벤처 투자 관련 RWA는 낮추는 방식이 거론된다. 이에 따라 하반기 가계대출 절벽 현상의 심화가 예상된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7월 주담대 일일 증가폭은 1255억원으로 6월(1936억원)보다 줄었다.

다만 주담대 증가세의 불씨가 완전히 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번 대출 감소는 갑작스러운 6·27 대책으로 비대면 주담대 판매가 완전히 중단된 영향이 컸다. 시스템 보완으로 시중은행들이 속속 비대면 주담대를 재개하고 있어 가계대출 증감 동향은 더 살펴봐야 한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완전히 꺾이지 않은 것도 불안 요소다.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는 이달 109로 전월(120)보다 떨어졌지만, 아직 기준선을 웃돌고 있다. 100을 넘으면 가격 상승을 전망한 가구 수가 더 많다는 의미다. 하반기 추가 기준금리 인하도 예견되면서 가계대출 수요가 살아날 가능성도 충분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 가계대출 수요가 안정화됐다고 보긴 힘들고, 8~9월 추이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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