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덕, 박희태(?) 정면 조준 겨냥…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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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1-09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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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만원 돈봉투엔 박희태 명함 있었다”

(아주경제 이상준 기자)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을 폭로한 고승덕(55) 의원이 8일 오후 1시 51분 서울 서초동 서울 검찰청사에 출석해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 의원은 이날 “국회의원이 된 후 어느 전당대회에서 돈봉투를 거절한 적이 있다”며 “검찰에서 있는 그대로 말하겠다”고 출석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고 의원은 ‘어느 후보 측에게서 돈봉투를 받았냐’라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 박희태 국회의장과는 악연?

친이계로 분류되는 고승덕 의원은 왜, 같은 친이계인 박희태 국회의장을 정면 조준 공격을 했을까.

고승덕 의원 지역구인 ‘서울 서초을’에 출마를 선언한 사람 중 하나는 경남 남해 출신인 박성중(54) 전 서초구청장이다. 박성중 씨는 같은 남해 출신인 박희태 국회의장의 친인척이자, 남해중학교-경남고등학교를 앞뒤로 졸업한 동문 후배다.

박성중 전 서초구청장은 2002~2003년 서울시 시정기획관 직무대행, 2003년 2월 서초구 부구청장,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승리, 그해 7월~2010년 6월 서초구청장을 역임한 서울시-서초구 출신이다. 그는 서초구청장 임기를 마친 뒤 2011년 1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현 사랑의 열매) 사무총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사랑의 열매 사무총장의 임기는 3년이다. 하지만 박 씨는 총선 출마를 위해 2012년 1월 3일자로 사랑의 열매 사무총장직을 사임했다. 그는 1월 6일 오후 2시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그가 한나라당 공천을 얻어 출마하려는 지역이 바로 고승덕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서초을이다.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박성중 씨가 서초구청장에 당선되자, 재경박씨종친회는 그해 6월 23일 서울 신사동의 한 식당에서 그의 당선을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박희태 당시 국회부의장은 이 문중모임의 회장이었다.

박희태 당시 부의장은 축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박성중 동문의 당선은 남해의 자랑이자 박씨 문중의 큰 기쁨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앞으로 서초구가 서울에서 최고, 세계 속에서 일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기 바라며 서초구민의 얼굴에 행복이 가득하길 기대합니다”라고 발언한 것으로 모 지역신문이 보도한 바 있다.

▲ 고승덕 “박성중 씨는 나와 안좋은 사이”

고승덕 의원과 박성중 전 서초구청장은 악연을 갖고 있다. 두 사람 사이의 악연이 외부로 알려진 것은 2011년 4월~6월 5차례에 걸쳐 조선일보가 보도한 서울 교대역 사거리 마권장외발매소 건축허가에 대한 기사가 계기였다.

“진익철 현 서초구청장이 박성중 전 서초구청장은 반대했던 마권장외발매소 건축허가를 재심의를 거쳐 통과시켰으며, 이 과정에서 고승덕 의원이 진익철 구청장에게 압력을 넣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보도한 이 기사에 대해 고승덕 의원은 2011년 10월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마권장외발행소 설립은 지난 2009년 마사회의 설립 계획이 발표된 이후, 서초구민의 강한 반대에 부딛쳐온 서초구 최대 지역현안 중 하나다. 변호사인 고승덕 의원은 2011년 10월 12일 법정에 나타나 본인을 직접 변호하면서, 자신과 박성중씨가 ‘안좋은 사이’ 임을 스스로 밝혔다.

▲ 고승덕-김종인, 호남 출신…한나라 기득권층과 대립각

고승덕 의원은 광주광역시 출신이다. 한나라당 내에 많지 않은 호남출신인 것이다. 그런데 한나라당 비대위원 중에도 호남 출신이 있다.

한나라당 정강 정책에서 ‘보수’라는 표현을 삭제한 김종인(72) 전 민주당 의원이다. 김종인 비대위원은 서울에서 태어나 중앙고등학교, 한국외대를 졸업했지만 2009년 8월 강현욱(전 전북지사), 김덕룡(한나라당 대통령 국민통합 특보), 전윤철(전 감사원장), 진념(전 국무총리)씨 등과 함께 ‘호남 총리’ 물망에 올랐을 만큼, 대표적인 호남 엘리트다.

두 사람은 ‘호남 출신’이란 공통점 외에, 한나라당 내 기득권 세력(고승덕은 박희태, 김종인은 친이계)과 대척점에 서 있다는 또 하나의 공통점을 갖고 있다.

‘차떼기’의 오명을 갖고 있는 한나라당 기득권층은 이번 고승덕 의원의 폭로로 인해 회복 불가능한 상처를 입었다. 반면 비대위로 상징되는 친박 세력은 ‘돈봉투’로 상징되는 친이계를 단칼에 날리고 새출발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과거 ‘차떼기당’의 오명을 씻어내고 승리한 바 있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이번에 또 한번 ‘돈봉투’로 상징되는 구악 세력을 척결하는데 성공한다면, 깨끗한 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를 한층 더 높일 수 있게 된다.

▲ ‘돈봉투’ 폭로 어떻게 드러났나?

“고승덕 의원으로부터 직접 ‘돈봉투를 건넨 당사자는 김효재 청와대 수석’이란 말을 들었다”는 한나라당 고위 인사 발언을 처음 보도한 곳은 모 인터넷 매체다.

이 매체는 1월 5일 저녁에 이 소식을 전하면서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직전에 자신에게 300만원 돈봉투를 돌린 당시 당대표 후보는 박희태(74) 현 국회의장이며, 이를 전해온 인사는 김효재 청와대 현 정무수석이라고 밝혀 파문이 급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고 의원이 지난 2008년 전당대회 이후 2009년, 2010년에도 관련 내용을 친한 의원들과 사석에서 얘기를 나눈 바 있다”며 “다른 의원들도 알고 있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지난 2008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마땅한 인물을 구하지 못했던 친이계는 원외였던 박희태 전 의원을 후보로 추대해 전당대회에 출마하게 했었다. 김효재 당시 한나라당 의원은 박희태 당시 후보의 조직을 담당했었다. 김 의원은 박희태 당선 후 당대표 비서실장으로 발탁됐으며, 2011년 의원직을 사퇴하고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 김종인 비대위원, 최초 보도매체 발행인과 가까운 사이?

이번 사건을 최초 보도한 인터넷매체는 “MB정권 탄생의 주역인 ‘6인회(이명박 이상득 최시중 김덕룡 박희태 이재오)’중 한명인 박희태 국회의장과 김효재 정무수석이 돈봉투 연루 의혹에 엮이면서, 파문은 전방위로 확산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박희태-김효재’라는 기사를 처음 보도한 모 인터넷매체 발행인이자 편집인인 박 모 씨는 서울 출신으로 마포고, 서울대를 졸업했다. 그는 서강대 교수 출신인 김종인 비대위원과 ‘사제지간’으로 불릴 만큼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정치권에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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