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m&a 시장의 첫 타자로 올라선 쌍용건설 사옥 전경. |
대부분 감당하기 힘든 부채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곳들이 많고, 국내 부동산시장이 침체돼 있어 인수를 해도 손해라는 평가가 많아서다. 또 인수를 할 계획이어도 건설 노조의 반대도 만만치 않아 이래저래 M&A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법정관리 건설사…줄줄이 M&A 매물로
올해 M&A가 추진되거나 예정인 건설사는 쌍용건설과 성원건설, 범양건설, 동아건설, 임광토건 등이다. 쌍용건설 한 곳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상황이 좋지 않다.
성원건설, 범양건설, 임광토건은 현재 법정관리 중이다. 성원건설은 2008년 외환위기로 해외공사 미수금을 받지 못해 자금 경색에 빠졌다. 결국 2010년 법정관리를 신청, 상장은 폐지됐다. 이 회사의 강점이라면 아파트 브랜드('상떼빌') 인지도가 비교적 높다는 정도다.
범양건영은 지난 9일 매각 공고를 냈다. 이 회사는 다음달 8일까지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받아 제3자 배정 방식 유상증자로 매각이 진행된다. 범양건영은 지난해 10월 20일 서울중앙지법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고, 법원은 11월 8일 범양건영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범양건영의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1376억원과 65억원 수준이다.
동아건설은 모기업인 프라임개발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덩달아 매물로 나올 처지에 놓였다. 그나마 동아건설은 경쟁력이 있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 회사는 그동안 추진했던 부동산 개발사업 등이 양호한 성적을 거두면서 워크아웃도 피해갔다. 지난해는 시공순위가 무려 36단계 뛰어 올라 55위를 기록했다. 재무구조도 부채 비율이 100위권 건설사 중 가장 낮은 21.1% 수준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예전엔 M&A 매물이 시장에 나오면 인수전에 참여할 회사 리스트가 거론되곤 했는데 최근에는 조용하다"며 "시장이 워낙 침체돼 있어 단기간에 매각되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건설M&A 최대어 쌍용건설
그나마 쌍용건설은 국내외 기업들이 욕심을 내는 올해 건설 M&A의 최대어로 꼽힌다. 특히 지난 16일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그룹 컨소시엄이 선정, 공사비 700억원을 회수하게 됐다는 소식에 M&A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의 매각 지분율은 채권단이 보유한 50.07%(주식 1490만주)로,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포함해도 2000억원대로 추산된다. 쌍용건설은 리모델링 분야에서 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다. 또 국내외 초고층 건축물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매각 주간사는 언스트앤영-신한금융투자 컨소시엄이다. 내년 1월 쌍용건설 인수의향서(LOI)를 접수받고 예비입찰과 본입찰을 거쳐 3월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쌍용건설 M&A의 열쇠는 우리사주조합이 쥐고 있다. 조합은 회사 지분의 18.9%를 보유한 2대 주주로 1대 주주인 금융채권단 지분 50% 중 24.7%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다. 쌍용양회 등 우호지분까지 더하면 우리사주조합 보유지분은 50%에 가깝다. 본입찰에서 인수예정자가 최고가를 써내 우선협상대상이 되더라도 임직원들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입찰과정 자체가 무산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번 매각 절차도 3년전과 달라진 게 없다"며 "쌍용건설 임직원들은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적대적 M&A를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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