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최석배 배명금속 회장(75)과 그 부인이 연일 보유주식을 팔고 있다. 주식담보대출을 추가하기도 하고, 만기를 연장하고도 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회장이 개인적으로 자금이 필요해 장내에서 매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지만, 주가가 최저점인데도 파는 것을 두고 자금난이 심각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배명금속은 지난해 12월20일 50억원 규모의 보유지분을 처분하기도 했다.
1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배명금속은 최 회장이 전달 27일 61만주를 장내에서 매도했다고 지난달 31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 보유 지분은 935만9244주(발행주식대비 9.83%)에서 874만9244주(9.19%)로 줄었다.
최 회장은 지난해 10월26일에서 31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160만주를 처분한 바 있다. 작년 1월31일 310만785주를 유상증자 신주로 취득했던 최 회장은 작년 8월24일과 8월25일 이틀 동안 206만주를 장내에서 팔았다. 작년 8월 이후 최 회장은 보유 지분 가운데 427만주를 매도한 것.
최 회장에 이어 그의 부인인 김영자씨(70)도 지분 매도에 동참했다. 김씨는 지난 17일 100만주를 팔았다. 이에 따라 지분은 116만9219주에서 16만9219주로 감소했다.
김씨는 작년 9월 한 달에만 8차례에 걸쳐 313만5350주를 팔았다. 10월4일에 판 주식을 합치면 360만주가 장내에서 처분됐다. 작년 1월31일 145만3159주의 유상신주를 취득해 476만9219주를 보유했던 김씨는 1년여 만에 460만주가 줄었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 측의 지분율도 1년여 만에 16.56%에서 9.40%로 줄었다.
주식매도에 이어 최 회장의 주식담보대출도 이어지고 있다. 담보대출의 기간연장과 새로운 대출을 추가해 담보로 제공한 주식수가 지난 8월말 640만306주에서 지난 31일 기준 736만5450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의 보유 지분 대비 담보대출 비율은 84.18%로 집계됐다.
하지만 최 회장과 부인의 지분 매도는 의외다. 주가가 특히 500원을 밑돌며 연일 저점을 하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량으로 팔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 27일 지분 매도 역시 160만주를 팔았음에도 지분 가치는 종가 기준으로 1억7800만원에 불과했다. 사실상 최대주주 측의 자금난을 겪고 있다고 풀이됐다.
한 증권사 스몰캡 담당 연구원은 “지분가치가 낮은 상황에서 최대주주측이 대량으로 지분을 파는 것은 그만큼 급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배명금속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자금이 필요해 장내에서 매도 중인 것으로만 알고 있다”며 “앞으로 보유주식을 더 팔 지 여부 등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배명금속은 작년 12월 주주총회 전에 회사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자산을 매각했다. 배명금속은 부산 사상구 소재 토지와 건물을 50억원에 매각했다. 배명금속은 지난 3분기 기준으로 지난해 적자에서 2억원 이상 영업이익 흑자로 전환했지만 부채가 지난해 말보다 20억원 이상 증가한 상황이다.
유럽발 위기 여파로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중소기업 등에 대한 대출을 줄이자 울며 겨자 먹기로 자산을 팔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중소기업들에 대출을 많이 해주던 저축은행들이 저축은행 사태로 어려워진 점도 원인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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