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부화재의 공공기관 보험계약 입찰에 대한 특혜 및 사전 담합 의혹이 이어지면서 입찰 승인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부화재는 지난해 6월 경기도 소방차량 종합보험 가입 입찰에 참여해 낙찰자로 선정됐으나 보험계약 내용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입찰은 경기도 소방재난본부가 주관했으며, 대상 기관은 부천·과천·광주·김포·시흥·평택·하남소방서 등 경기도 내 7개 소방서였다.
입찰에 참여한 동부화재 S대리점은 보험가입 대상 차량 260대 중 30대의 차량가액을 잘못 산정해 계약을 체결했으나 본사는 계약 승인 과정에서 이를 묵인했다.
뒤늦게 불완전 계약이 체결된 사실을 인지한 소방재난본부는 동부화재에 항의했고 결국 수정계약을 맺었다.
소방재난본부는 당시 보험계약 업무를 담당한 직원을 문책하고, 금융감독원과 손해보험협회에 조사 및 조치 요청을 했다.
동부화재는 최근 금감원의 조사 과정에서 “차량가액을 입찰공고문에 기재된 금액으로 조정하는 프로그램이 설치돼 있지 않아 착오가 발생했다”고 해명했으나 보험업계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A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수십대의 차량가액이 잘못 산정됐는데 이를 대리점은 물론 본사에서도 인지하지 못하고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동부화재는 지난해 체결된 엉터리 계약으로 향후 경기도에서 실시되는 입찰에 참여하는데 제한을 받게 될 전망이다.
소방재난본부가 오는 1분기 중 열리는 경기도계약심의위원회에 동부화재를 부정당업자로 지정하고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내용의 안건을 회부키로 했기 때문이다.
소방재난본부 방호예방과 관계자는 “경기도청에서 열리는 심의위원회에 안건을 올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며 “심의위원회 의결을 통해 제재가 결정되면 최소 6개월에서 최대 수년 동안 입찰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동부화재가 낙찰자로 선정된 보험계약 입찰에서 잇따라 잡음이 일고 있는데 대해 본사의 입찰 승인 시스템 점검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B손해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에 소속된 대리점이나 거래 계약을 맺고 있는 보험대리점들이 입찰 과정에서 지나친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본사 차원에서 제어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불완전 계약에 대한 의혹이 일고 있는 만큼 입찰 및 계약 승인 시스템 재점검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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