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영국 일간 더 타임스 인터넷판은 이런 내용의 비밀 보고서가 아프가니스탄 주재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최고 관리들에게 올라갔다고 보도했다.
더 타임스는 '탈레반 상황'이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를 단독 입수했다며, 특히 파키스탄이 서방세계와 탈레반 사이에서 벌이고 있는 '이중 플레이'가 보고서에 종합적으로 나타나 있다고 전했다.
이 보고서 내용은 탈레반 포로 3000여명이 수감돼 있는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공군 기지 주둔 미군이 작성한 것으로 2010-2011년 나토의 공세로 탈레반 반군 활동이 거의 마비된 것으로 알려진 것과 크게 대조된다고 더 타임스는 강조했다.
보고서는 "2011년 탈레반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으나 위력, 동기, 자금, 전술능력은 여전히 건재하다"며 "아프가니스탄 국민의 대부분은 탈레반이 복귀할 것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탈레반과 알카에다 포로 4000여명을 2만7000 차례 심문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으며 지난달 나토에 제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파키스탄과 파키스탄 정보부(ISI)는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작전중인 영국 및 서방연합군을 공격하는 데 적극적으로 공모하고 있으며 ISI 관리들은 아프가니스탄 내 지하드(성전)와 외국 침략자 축출 활동이 지속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파키스탄은 탈레반이 나토 연합군과 싸울 수 있도록 전략적 충고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복잡한 스파이, 중개인 망을 운용하고 있다.
보고서는 "파키스탄 정부가 탈레반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ISI는 탈레반의 활동, 주요 인사 동향, 거주지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여러 번 제기된 추측에도 불구하고 파키스탄이 탈레반에 무기나 자금을 제공하고 있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이 탈레반에 제공하는 지원은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접경지대인 와지리스탄과 발루치스탄에서 활동중인 펀잡 민병대들에게서 대부분 나온다며 이들은 전자기술, 무선 작동 뇌관, 폭약, 지뢰, 자살특공대용 조끼 등을 제공한다고 탈레반 포로들은 전했다.
보고서는 ISI가 독자행동을 하는 측면이 없지 않으나 파키스탄 정부의 지시를 받지 않거나 독립적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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