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니는 개표가 99.2%가 끝난 오후 11시 기준 46.4%를 득표, 31.9%에 그친 깅리치를 무려 14.5%포인트 차이로 눌렀다. 릭 샌토럼 전 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은 13.4%로 3위, 론 폴 텍사스 하원의원은 7.0%로 4위에 그쳤다.
투표 하루 전날 최대 14%포인트까지 차이가 날 것이라는 여론 조사 보다도 롬니와 깅리치 간 1,2위 차이가 더 벌어진 결과다. 이에 따라 지난 21일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깅리치가 1위를 하며 흔들리던 ‘롬니 대세론’은 다시 힘이 붙을 전망이다.
롬니는 2승으로 지금까지 총 84명의 대의원을 확보했고, 깅리치는 27명, 폴과 샌토럼은 10명과 8명에 그쳤다. 대부분 다른 주와 마찬가지로 플로리다는 승자 독식 방식으로 대의원을 몰아주기 때문에 롬니는 이날 하루만 50명의 대의원을 확보했다. 롬니는 이날 승리가 확정된 후 “공화당을 이끌 준비가 돼 있다”며 유권자들에게 자신감을 내비추었다.
당초 반짝 인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폴과 샌토럼은 당내에서 사퇴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오는 11월6일 본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맞붙을 후보를 선출하기 위해서는 조기에 힘있는 후보를 결정하고 ‘여세몰이’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면 깅리치는 끝까지 경선을 할 것임을 이날 천명했다. 이날 승자인 롬니를 향해 깅리치는 오히려 “롬니가 경선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공화당 경선은 앞으로 6개월 이상 더 갈 것”이라고 밝혀 자신이 전당대회 끝까지 경선을 끌고 갈 것이라는 뜻을 표출했다. 그럼에도 깅리치 캠프는 대표적인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 당이 아닌 후보에 따라 지지가 바뀌는 주) 플로리다의 참패에 큰 충격에 휩싸인 모습이다.
다음 경선은 이번 주말 4일 네바다와 메인 코커스이며, 다음주에는 7일 콜로라도, 미네소타, 미주리, 28일에는 미시간에서 경선이 있을 예정이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지난 2008년 경선에서도 롬니는 이들 지역에서 5개를 차지했기 때문에 당분간 롬니 돌풍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같은 분위기가 지속되면 10개 주에서 하루 동시에 선거를 치르는 3월6일 슈퍼 화요일이면 공화당 대선 후보가 확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만일 이때 롬니가 절대적으로 우세하다면 깅리치 등 다른 후보들은 당내외의 압력으로 끝까지 버틸 여지가 없어지게 된다.
플로리다에서의 롬니 승리는 앞으로 경선에서 롬니 바람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여러가지 여론 조사를 볼 때 플로리다 공화당 유권자들은 4년 전에 비해 더 보수적인 입장으로 변해 있었으나, ‘정통 보수’를 자처한 깅리치가 아닌 롬니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롬니식 보수, 즉 중도적 입장이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롬니는 비즈니스맨 출신의 억만 장자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후보로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NBC-월스트리리트저널과 워싱턴포스트-ABC방송의 최근 여론조사 모두 ‘만일 릭 샌토럼이 중도 하차하면, 깅리치가 아닌 롬니에게 더 유리하다’고 유권자들은 보고 있었다. 샌토럼은 기독교 리더들이 지지한 인물로 낙태, 동성결혼이나 총기 소지 등의 이슈에 대해서 매우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 첫 아이오와 프라이머리에서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깅리치와 마찬가지로 센토럼도 “끝까지 경선에 남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벌써 선거 자금은 바닥이 났고 운동원 조직들도 흔들리고 있어 조만간 결단이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아주경제 송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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