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정부와 정치권, 재계에 따르면 유럽 재정위기로 전 세계가 본격적인 긴축국면이 접어들면서 무한경쟁에 맞서야 할 대기업들이 각종 규제부활 움직임으로 잔뜩 움츠리고 있다. 말로는 '기업을 뛰게 하자'면서 뒤에서는 사정의 칼날을 드리우는 이중행태에 국내 기업들이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관련기사 3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합의한 '협력이익배분제'는 재계가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수용한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다. 경제학 교과서에도 나오지 않는 '초과이익공유제'를 밀어부쳐 온 동반성장위원회의 서슬퍼런 압박에 절충점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이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던 모양새다.
재벌세 도입과 출자총액제한제도(이하 출총제) 부활움직임은 대기업 규제의 결정판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업프렌들리(친기업정책')를 표방한 현 정부와 무한책임을 져야 할 여당 비대위원장까지 나서 출총제 보완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출총제 도입 논의는 이미 공론화단계를 넘어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 시절부터 참여정부까지 출총제에 깊숙이 관여해 온 강철규 서울시립대 교수가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원장으로 임명된 것도 대기업을 드러내놓고 압박하겠다는 심사를 표방한 것이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당내에서 출총제 부활에 의문을 제기하는 인사도 적지 않지만 소수의견으로 묻혀 있다.
한 학계 관계자는 "이미 사문화되다시피 한 규제부활을 꺼내든 배경에는 선거를 유리한 국면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봐야 하지 않겠는가"라면서 우려를 표했다.
아울러 올해 무슨일이 있어도 물가를 잡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으로 정부의 기업 팔꺾기도 도를 넘어서고 있다. 지식경제부가 내달말까지 기업투자를 촉진할 방안을 내놓겠다고는 했지만 재계에서는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지경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재계를 향한 사정의 칼날이 자칫 기업들로 하여금 투자시기를 늦추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지금은 투자를 촉진할 수 있도록 격려해줘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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