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날 터키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과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가 터키 시노프(Sinop)지역의 원전 건설 사업 재협상에 나서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대형 건설업체들도 원전 수주 가능성을 타진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흑해 연안에 위치한 시노프 지역에 건설될 원전은 총 4기로, 터키 정부는 이 가운데 우선 2기를 외국 자본으로 건설한 이후 생산되는 전기를 사들여 사업비를 보전해주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와는 2009년 말 터키에 원전을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2010년 말 좀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일본이 뛰어들면서 우리나라의 수주 가능성은 낮아졌다. 이후 프랑스 기업들까지 수주전에 뛰어들면서 터키 원전 수주는 물 건너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일본 대지진으로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이 지진을 견디지 못하고 방사능을 유출하자, 일본 원전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며 협상이 어려워졌다. 프랑스 쪽도 터키와의 정치적 갈등 등으로 협상이 진척되지 못하면서 결국 우리나라에 다시 한번 기회가 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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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3호기에 설치된 APR1400 원자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에 적용되는 한국형 원자로로 터키 원전을 수주하면 이 원자로가 설치된다. |
멀어졌던 터키 원전 사업의 수주 가능성이 다시 제기됨에 따라 6대 원전 건설사(현대건설·대우건설·GS건설·삼성물산·SK건설·두산중공업)도 사업 참여 여부 등을 다시 검토하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특히 대우건설이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자력 공사에 참여하지 못한 대우건설은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 등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등 터키 원전 사업에는 꼭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UAE 원전 건설 사업에 참여한 현대건설과 삼성물산도 터키 원전은 포기할 수 없는 카드다. 향후 약 1200조원 규모로 커질 세계 원전 시장을 잡기 위해서는 실적이 많을수록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원전 시공 및 설계 분야 경력 직원 채용을 대폭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GS건설 등 해외 원전 시공이 가능한 주요 건설사들도 컨소시엄 참여 전략 마련에 나서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원전 시공을 위해서는 실적이 가장 중요한 만큼 터키 원전 사업은 자격이 되는 건설사라면 놓칠 수 없는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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