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삼국지 기행 36 허난성편> 4-2. 유비의 두 부인이 살았던 간미이후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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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2-0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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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성정을 뒤로하고 우리는 유비의 두 부인인 간(甘)부인과 미(糜)부인이 머물렀다는 간미얼허우궁(甘糜二后宮, 감미이후궁)을 찾아갔다.



춘추루가 장엄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면 이 곳 감미이후궁은 후원과 같이 편안한 느낌이였다. 하지만 보기와는 달리 이 곳에 머물렀던 두 부인은 자신의 남편이였던 유비와 생이별을 하여 하루하루를 불안 속에 살았던 곳이다. 1층에는 손님을 맞이하는 방으로 책상과 의자 2개 만이 놓여진 가운데 백거이를 비롯한 예전의 유명 시인들이 적어놓은 글귀들이 곳곳에 걸려있었다. 2층을 올라가니 그 곳에는 당시 감부인과 미부인이 머물렀던 모습을 실제와 똑같이 만든 모형들이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눈동자 하나부터 모두다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보존을 위해 유리창으로 막아놔 가까이에서 만져보거나 볼 수는 없었다. 맞은편에는 뭔가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는 여인들의 모형이 보였다.


“맞은편에 있는 여인들은 조조가 관우에게 보낸 미녀들입니다. 관우는 그녀들을 첩으로 들이지 않고 오히려 두 부인의 시종으로 씁니다. 그래서 이 곳 모형들의 표정이 썩 좋지는 않지요” 안내원은 이렇게 설했다.

아마도 그들은 관우의 첩으로 가 신분상승의 기회를 엿봤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자신들의 미모가 결국 관우를 사로잡지 못해 상처를 받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감미얼후궁 앞에는 특이하게 레이츠(雷池)라는 글자가 새겨진 바위가 보였다. 중국 말로 해석하면 벼락치는 연못이라는 뜻이다.


“관우는 두 부인을 모시며 절대 이 곳을 넘지 않고 사흘에 한 번씩 원안팅(問安亭)에서 문안을 올렸습니다. 요즘에는 레이츠라는 말이 남성이 여성에게 넘지 말아야 할 선이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습니다” 문안정 맞은 편으로 조그만 건물이 보였다.


무언인지 궁금하여 안내원에게 물었더니 안내원은 “저 곳은 바로 관우가 조조에게 받았던 각종 금은보화를 보관해 잠궈놨던 곳입니다. 관우는 유비에게 떠나갈 때까지 이 곳에서 한 푼도 꺼내쓰지 않았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관우의 청렴함이 여실히 드러나는 곳이였다.

서주 패배로 인해 유비와 이별했던 관우는 조조를 위해 싸우다 유비의 책사인 손건을 만나 유비의 행방을 알고 곧 조조의 곁을 떠난다. 조조는 그가 떠나는 와중에도 부하들에게 “자기 옛 주인을 잊지 않은 관우야말로 진짜 대장부다. 너희들은 모두 관우를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 며 관우를 다시 한 번 치켜세운다.


어느 덧 해는 뉘엿뉘엿 넘어가 붉은 노을이 춘추루를 채우고 있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다. 100번은 넘게 변했을 세월에도 관우의 청렴함과 충정은 많은 사람들에게 여전히 본보기로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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