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은 웅진코웨이 매각으로 제조업 중심의 기업 변신을 꾀하고 있다. 두산과 같은 전략을 추구하고 있지만, 그 배경에는 차이가 있다.
◆웅진, 두산 벤치마킹
7일 재계에 따르면 웅진은 사업포트폴리오를 웅진코웨이·웅진씽크빅 등 내수 서비스 중심에서 태양광·화학 등 제조업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신호탄은 웅진코웨이 매각이다. 이 회사는 그룹의 핵심계열사다. 웅진코웨이가 2010년 기준 그룹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8.6%, 58.6%에 달한다.
웅진 관계자는 "웅진코웨이 매각 자금을 활용해 태양광 사업을 육성하는 등 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의 1990년대 중반과 닮은꼴이다.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두산은 맥주회사였다. OB맥주 등 그룹의 매출 중 70%가 소비재에서 발생했다.
1996년 OB맥주 영등포공장 매각, 1997년 두산 음료사업부문 매각, 1998년 두산 씨그램 매각, 2001년 OB맥주 매각 등을 주요 사업에서 철수하며 대변신을 단행했다.
두산은 매각 자금을 활용, 제조기업들을 사들였다. 2001년 두산중공업(현 두산중공업), 2003년 고려산업개발(현 두산건설), 2005년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했다.
두산은 이를 통해 음료 위주의 회사에서 인프라지원사업 중심 기업으로 변신했다. 2000년 이후 연평균 22%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결과도 성공적이다.
이은복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기업은 세월이 흐르면서 그 구조를 보다 건실하게 하는 튜닝이 필요하다"며 "적절한 철수는 '더 풍부한 기회를 제공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시작이 다른 두산과 웅진
두산과 웅진의 큰 차이점은 사업 재편 시점이다.
두산은 선제적 위기 대응으로 1998년 IMF사태를 슬기롭게 극복했다. 이후 확보된 자금으로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시장에 나온 매물들을 인수했다.
반면 웅진은 사업 재편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웅진이 2007년 극동건설을 인수한 이후 경기침체와 건설경기 부진이 겹치면서 재무건전성과 신용도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유럽 금융위기로 전반적인 태양광산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금난이 더해졌을 것이라 게 그의 설명이다.
이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웅진코웨이 매각은 사업구조조정의 가장 적극적인 방안"이라며 "구조조정 성공 여부는 매각대금규모와 태양광·건설 부문의 향후 성과에 좌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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