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시를 보면 이 속담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투표로 뽑은 민선 시장이다보니 임기 내 공약을 달성하기 위해 무리하게 일을 추진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최근에는 더 급해진 모양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해 10·26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임기가 2년 반밖에 안 된다는 것이 그 이유인 듯하다.
이제 100일 지났다. 박 시장은 취임 후 지난 100일이 너무 길고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박 시장이 펼친 시정을 보고 있는 기자도 마찬가지로 느낀다. 일반 시민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 실현, 초·중등학교 무상급식,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시작으로 조직개편 및 파격인사, 최근 뉴타운 출구전략 발표와 대중교통 요금 인상까지, 쉬지 않고 변화를 시도했다.
잘못된 관행을 깨뜨리고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방향으로 세상을 바꾼다는데, 칭찬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너무 급하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한 번에 다 바꿔버리려는 듯한 모습은 보는 사람마저 숨이 차게 만든다.
특히 뉴타운 정책은 더하다. 박 시장은 뉴타운 등 정비사업에 과감히 칼을 들이대기 시작했다. 전부 부숴버리고 다시 짓는 개발이 아니라 필요한 것만 고쳐 쓰는 박원순식 정비방식을 위해서다.
하지만 이 대수술이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알 수 없다. 미리 설정한 결과(목표)가 나오려면 과정이 제대로 굴러가야 한다. 그런데 이번 뉴타운 대책은 과정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채 서둘러 발표된 느낌이다.
구체적으로 구역 해제에 따른 사용비용 부담에 대한 정부 지원을 어느 정도 약속받았어야 한다. 관련 제도 개선도 마찬가지다.
사전협의도 없이 발표만 해놓고 무조건 '내놓으라'는 식이니, 정부도 쉽게 수긍하려들지 않는 것이다. 결국 시정을 추진하는 절차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예전 시장들과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급하게 추진하는 것은 또다른 갈등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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