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미국과 FTA를 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우리는 발효도 하기 전에 폐기해야 한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온다”며 “외국 대사관 앞에 찾아가 문서를 전달하는 것은 국격을 매우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민주통합당에 날을 세웠다.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3일 “여당일 때는 국익을 위해 FTA를 추진한다고 하고 야당이 되자 이제는 선거에 이기면 FTA를 폐기하겠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면서 지난주부터 대야(對野) 공격의 최전선에 섰다.
쟁점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정리되기 전까지는 언급을 거의 하지 않아 `현안 발언에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박 위원장으로서는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응인 것.
정몽준 전 대표도 트위터를 통해 “노무현 정부 때 한미 FTA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한명숙 전 총리 등이 지금은 반대시위를 한다”며 “이들의 표정에서 배신의 그림자를 본다. 예수님을 배반한 가롯 유다도 그런 표정을 짓지 않았을까”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민주통합당도 새누리당의 공세에 정면으로 맞서며 진흙탕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박 위원장에 대해 “2007년과 2010년의 FTA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의도적으로 왜곡한 것”이라며 “여권 대권주자의 위상에 걸맞지 않은 무지의 소치이고 몰역사적인 궤변”이라고 박 위원장을 직접 겨냥해 비난했다.
이용섭 정책위의장은 “(정부가)밀실협상에서 대폭 양보할 때 박 위원장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고 반문 했으며, 박주선 의원은 “한미 FTA를 방관해 온 새누리당 박근혜 위원장은 날치기부터 사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박 의원은 “23개의 국내 법률을 개정하고, 국가의 공공정책을 앞으로 영구히 제약하는 한미 FTA에 대해 박 위원장은 철저히 방관자를 자임했다”면서 “헌정 사상 최초로 비공개 본회의에서 한미 FTA를 날치기 처리할 당시, 박 위원장은 무엇을 했는가”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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