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황인성 기자) 데뷔한지 6년 된 트로트 가수 박현빈은 외길을 걸어왔다. 그는 같은 소속사 선배인 장윤정과 함께 '젊은 트로트'로 새바람을 일으키며 대중의 인식을 바꿨다. 그 전까지 트로트는 나이든 가수가 부르는 노래로 치부됐다. 그렇지만, 박현빈은 젊은 가수도 트로트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2006년 '빠라빠빠'로 데뷔한 박현빈은 '곤드레 만드레' '샤방샤방' '대찬인생' '앗!뜨거' 등 히트곡을 내며 태진아, 설운도, 송대관, 현철 등 '트로트 사대천황'을 이을 후계자로 떠올랐다. 국내 무대를 평정한 박현빈은 일본에 진출해 '트로트 한류' 가능성도 확인시켰다. 지난해 말 '모래시계'란 신곡을 발표한 박현빈은 지난 13일부터는 뮤지컬 '달고나'의 주인공 김세우로 출연 중이다.
분주한 활동 때문인지 눈이 빨개진 박현빈은 인터뷰장에 들어올 땐 피곤해 보였다. 그러나 인터뷰가 시작되자 이내 환한 웃음을 지으며 말문을 열었다. 스타로서 프로정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연습 때문에 잠을 못 자는데, 견딜만해요. 요즘 '달고나' 때문에 여유가 없거든요. 힘들기보다 재미있어요. 뮤지컬이 참 매력적이더군요. 연기와 춤을 배우는 재미에 푹 빠졌어요."
말은 겸손하게 했지만, 뮤지컬 연습을 위해 박현빈은 하루 10시간 이상 투자하고 있다. 연기와 춤, 그리고 노래가 결합된 뮤지컬은 가수라도 선뜻 도전하기 힘든 장르다. 분명 힘든 점이 있을 터였다.
"가장 곤혹스러운 것은 군무(群舞)더군요. 제가 주인공이라 맨 앞에 서기 때문에 안무를 모두 외워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다른 사람을 이끌어가야 하거든요. 그것 빼고는 할 만해요."
박현빈은 '모래시계'를 통해 음악적 변신을 시도했다. 기존 트로트가 아닌 발라드를 들고 나온 것. 경쾌한 모습을 보여줬던 박현빈은 이 곡으로 묵직한 남자의 향내를 뿜어내고 있었다.
"박현빈 하면 코믹하고 재미있는 모습이 각인됐지 않아요? 그래서 이번에 새로운 면을 보여드리고 싶었죠. '모래시계'를 통해 듬직한 모습을 보여드렸더니, 팬들이 처음에 어색해했지만, 지금은 모두 좋아합니다."
트로트 가수의 생명력은 긴 편이다. 15일 은퇴를 선언한 패티 김은 가수로서 전성기는 50대라고 말했다. 박현빈은 이제 30대 초반. 전성기가 되려면 아직도 먼 셈이다. 본인 스스로도 전성기가 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요즘 트로트 가수가 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트로트란 장르는 나이가 들수록 맛을 알게 되거든요 . 이제야 노래에 감정을 싣는다는 것이 어떤 건지 깨닫고 있죠. 그건 세월만이 해결해주거든요. 저는 30대 후반에 전성기가 시작될 거라고 봐요. 앞으로가 중요하죠."
박현빈의 목표는 전통 트로트에 도전하는 것이다. '소양강 처녀' '남행 열차' '목포의 눈물' '돌아와요 부산항에' 등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부르는 국민가요를 탄생시키고 싶은 게 그의 욕심이다.
"진한 감성의 전통 트로트를 국민가요로 만드는 게 제 꿈입니다. 유행가의 생명은 짧지만, '목포의 눈물' '소양강 처녀' 같은 전통 가요는 지금도 애창하잖아요. 제 노래가 국민가요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가수로서 저의 목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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