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수입물가는 전년동월대비 7.9% 상승했다. 지난해 12월(7.1%)보다 상승률이 더 높아졌지만 정부는 뾰족한 대책을 내 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도 수입물품의 유통단계별 가격정보를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근시안적 대책만 나왔다. 그동안 정부의 수입물가 대책은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2008년에는 5월을 기점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두바이유)를 돌파하고 수입물가가 급등하자 수입물품의 수입가격과 국내 판매가격을 공개한다는 강수를 뒀다.
관세청이 소위 ‘MB 물가지수’ 52개 생필품 중 17개의 수입품과 소비자 물가지수 품목 일부를 포함해 총 90여개의 수입물품의 수입원가를 2주마다 공개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영업비밀을 공개하냐며 업체들이 반발하자 구체적인 상품명을 공개하지 않은 채 반쪽짜리 수입물품 가격공개가 진행됐다. 그마저도 지금은 중단됐다.
2008년에 만들겠다고 발표한 한국판 컨슈머리포트는 4년 뒤인 올해초 겨우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가격공개 웹페이지를 취합한 것으로 미국의 컨슈머리포트에 견줄 수준이 되지 못하는데다 홍보도 잘 되지 않아 가격 경쟁을 통한 가격인하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할당관세 인하는 물가인하 대책으로 4년 내내 이용됐지만, 할당관세 인하 효과가 제대로 물가에 반영되는지에 대한 관심은 없었다. 최근 일부 업체가 할당관세물량을 창고에 쌓아 두는 등 편법운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나서야 겨우 정부 대책이 나오기 시작했다.
환율도 수입물가를 널뛰게 한 요인이었다. 2008년 7월 원유가격이 배럴당 140달러를 찍은 후 내리막을 달렸지만 환율은 그 때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덕분에 미국발 금융위기 파장에도 우리나라는 불황형 흑자를 이어갔지만, 물가는 내려갈줄을 몰랐다.
당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우리 경제에서 원자재 가격과 환율 중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환율이 더 크다”며 고환율 정책을 유지하던 강만수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과 각을 세우기도 했다.
최근에도 환율에 따른 수입물가 변동성은 뚜렸하게 나타났다. 지난해 1월~3월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로 치솟자 수입물가는 19%대까지 치솟았고, 4월 이후 환율이 1000원대로 떨어지면서 수입물가는 9%대까지 떨어졌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환율은 물가를 잡는 도구가 아니므로 MB정부 초에 썼던 환율정책은 쓰지 않는 것이 좋다”며 수입원가공개 정책에 대해서도 “유통구조 개선 취지는 좋으나 단가부터 인건비까지 다 공개하라니까 관세청 처럼 실패사례가 생긴다. 경쟁시스템을 안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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