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영화의 한 장면을 옮겨 놓은 듯 리딩컴퍼니를 집중 압박하는 방식으로 자동차보험료 인하율 담합을 부추기고 있다.
23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동부화재는 자동차보험료를 각각 평균 2.2%, 2.4% 인하할 계획이다.
두 손보사는 지난 22일 이 같은 인하율을 사실상 확정하고 보험개발원에 요율 검증을 의뢰했다.
이들 손보사의 보험료 인하율이 구체화되면서 다른 손보사들의 인하율 책정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현대해상과 LIG손보, 메리츠화재 등 나머지 대형사들은 삼성화재와 동부화재가 정한 구간 내에서 인하율을 산출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자동차보험사들 역시 동부화재의 인하율 2.4%를 상한선으로 묶을 것으로 관측된다.
대부분의 손보사들이 손보업계 1, 3위사인 삼성화재와 동부화재의 행보를 곁눈질 하면서 자동차보험료 인하율은 사실상 2.2~2.4%로 굳어졌다.
손보사들이 이 같이 인하율을 짜 맞춘 데에는 금융감독원의 삼성화재 흔들기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금감원은 지난 1월 손보사 가운데 유일하게 삼성화재에만 자동차보험료 인하 여력을 타진했다.
삼성화재는 당시 지난해 1~9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근거로 1.5~1.9% 정도의 인하율을 제시했다.
현대해상과 동부화재, LIG손보, 메리츠화재 등 손보사 빅(Big)5에 속하는 다른 상위사들은 금감원의 문의 사실을 일체 부인했다.
한화손보, 흥국화재, 롯데손보, 그린손보 등 중소형 종합손보사들 역시 금감원의 관심 밖이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삼성화재가 어떠한 결정을 내리면 하위사들이 줄줄이 뒤를 따르는 관행이 손보업계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며 “손보사들의 서열구조를 의식한 금감원이 삼성화재의 여력을 바탕으로 보험료 인하를 주문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보험료를 올릴 때는 담합 의혹을 제기하며 날을 세웠던 금융당국이 내릴 때는 오히려 담합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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