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크리스토퍼 피사리데스 런던정경대(LSE) 교수, 조셉 왕 토론토대 교수, 제이콥 해커 예일대 교수, 윌렘 빔 콕 전(前) 네덜란드 총리 |
한국개발연구원(KDI) 주관으로 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글로벌 코리아 2012'에 참석한 국내외 석학들은 합리적인 복지제도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크리스토퍼 피사리데스 런던정경대(LSE) 교수는 "세금을 늘리지 않은 상태에서 복지수준을 높이는 건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선거철에 난무하는 포퓰리즘 공약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 복지재정 비율이나 세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해 낮다는 점을 지적한 뒤 "복지재정을 OECD 수준으로 늘리려면 연금과 의료서비스, 저소득층 지원을 늘려야 한다"면서 "세금을 늘리지 않으면 재정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사리데스 교수는 그러면서도 "한국의 양호한 재정여건상 복지재정 확충은 가능하다"고 언급, 전적으로 정부의 의지에 달렸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지프 왕 토론토대 교수도 한국의 포퓰리즘 공약에 우려를 표하면서 "선거철만 되면 표를 얻기 위한 정치인들의 공약들이 넘쳐나지만, 실제 실천 가능한지 여부는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왕 교수는 "현재 한국은 복지국가를 실현할 수 있는 적기를 맞이했다"며 "명목적으로만 보수층과 진보층으로 나눠져 있는데 이념적인 성향을 넘어 한국의 복지모델을 실현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학들은 이외에도 복지모델의 일환으로 고용정책을 제시했다.
제이콥 해커 예일대 교수는 복지체제가 인구와 고용형태 변화 등 현실과 괴리됐음을 지적했다.
해커 교수는 미국 복지제도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제시하면서 "미국은 노년층 복지제도는 잘돼 있지만 청년층과 취업연령층은 불안정한데, 복지정책도 가부장이 가족을 부양하고 여성은 살림하는 형태에 맞춰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커 교수는 풍족한 생활을 누리려면 맞벌이를 해야 하고, 여성도 사회생활을 통해 가계를 책임지는 현실을 사회정책이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윌렘 빔 콕 전 네덜란드 총리는 경제성장으로 증가한 소득을 어디에 사용할지가 구체적으로 삶의 질을 결정짓는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노동조합과 기업을 포함한 시민사회의 역할도 중요하며, 특히 고용주와 직원 간, 사회적 동반자들과 정부 간에 체계적인 대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직업보장에서 고용보장으로 점차 바뀔 것으로 내다보면서 지속가능한 사회복지 모델은 개혁과 현대화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