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이런 식이라면 유류세 논쟁은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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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3-01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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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상원 기자) 또 다시 유류세 논쟁이다. 기름값이 뛸 때마다 유류세 논쟁은 마치 꺼진 불이 되살아나듯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유는 하나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기름값의 47%(휘발유 기준)나 되는 세금의 부피를 줄이지 않고서는 기름값을 눈에 띄게 낮출 방법이 딱히 없기 때문이다.

 유류세수로 수조원을 거둬들이는 정부의 입장에선 세금을 낮추더라도 뭔가 생색을 내면서 낮춰야 하는데, 고유가 시대에는 세금을 낮춰도 웬만해선 티가 나질 않는다. 2008년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내렸을 때에도 다시 오르는 기름값 때문에 인하분이 모두 상쇄되어 생색을 내질 못했다.
 
 그러나 유류세는 경기상황에 따라 정부가 세금의 30%선까지 탄력적으로 인상과 인하를 결정하도록 탄력세율이 적용중이다. 탄력세를 탄력적으로 운영하지 않으니 여론은 나쁠 수 밖에 없다.
 
 정부는 당초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두바이유 기준)를 넘어서면 유류세를 인하할 수 있다고 했지만, 최근 유가가 치솟자 말을 다시 바꿨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큰 차를 타는 사람들의 부담까지 덜어주면서 유류세를 인하할 수 없다며 130달러를 넘더라도 유류세 인하보다는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책을 우선순위에 둘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는 지극히 정치적이다. 정치권의 포퓰리즘을 비난하고 있는 정부가 오히려 포퓰리즘을 행하고 있는 것이다.
 
 유류세는 기름을 소비할 때 부담하는 소비세이다. 소비세에 큰 차와 작은 차의 구분은 있지 않다. 많이 소비하면 많은 세금을 부담하는 것이다. 정부 논리대로면 10만원짜리 호텔밥값과 5000원짜리 구내식당 값에 부과되는 부가가치세도 구분이 있어야 한다. 지원은 지원이고 세율은 세율이다.
 
 유가가 오르는데도 소비가 줄어들지 않는 부분도 문제이지만, 정치적인 대응을 통해 국민들의 눈을 속이는 것은 더욱 안될 일이다. 납득이 가능한 근본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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