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의회 “정부, 강제입양정책에 공식 사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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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3-0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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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재욱 기자) 호주 상원이 과거 연방 정부의 주도로 자행된 강제 입양 정책을 공식 인정하고 피해 가족에게 공식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호주 상원 조사위원회는 의회에서 “연방정부는 부모와 자식을 강제로 떼어 놓은 비윤리적인 강제 입양 정책을 공식 인정하고 공식 사과를 하라”고 성명했다고 BBC 인터넷판과 호주 네트워크 뉴스 등이 이날 보도했다.

위원회 성명을 보면 호주 정부는 1945년부터 1970년대까지 일반 가정의 유아를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라는 미명하에 강제로 입양시켰다. 녹색당 소속의 레이첼 시워트 위원장은 “당시 호주 정부는 공권력과 의료계를 통해 일반 가정의 아이를 아이의 삶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되는 임의로 선정한 가정에 강제로 입양시켰다”고 했다.

이날 의회에는 당시 피해를 입은 부모와 이제는 성인이 되버린 입양된 자녀 100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시워트 위원장이 성명서를 읽어 내려가는 동안 흐느끼며 박수 갈채를 보냈다고 영국 텔래그패프는 보도했다.

의회를 방문한 피해자 부모인 로빈 터너(61)는 “내가 17살 때 정부는 내 동의없이 아이를 데려갔다. 1주일 뒤 아이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면서 “내가 원하는 것은 당시 자행된 부당함이 공식적으로 인정되는 것뿐”이라고 했다. 당시 병원에서 아이를 출산한 터너는 의료진들이 자신에게 수면제를 투약해 입양 동의서에 강제로 서명하게 했다고 했다. 그는 “아무리 많은 수면제를 복용했더라도 어떻게 아이의 입양 동의서에 서명한 것을 기억하지 못하겠냐”면서 당시 서류는 날조된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 상원 조사위원회가 이 사실을 공론화한 뒤 당시 입양 과정에 관여한 로마카톨릭병원은 지난해 사건을 공식 인정하고 “당시 불법 입양 정책이 흔하게 자행된 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한 바 있다. 그러나 호주 연방정부는 여태껏 사건의 실재 자체를 공식 인정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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