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ECB는 전날 2차 LTRO를 실시해 800여개 은행들이 5295억유로를 빌려갔다. 이는 523개은행이 빌려간 4890억유로의 지난 1차 LTRO보다 늘어난 금액이다.
ECB는 LTRO프로그램을 통해 금융시장에 신용경색을 완화하고 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취지로 이같은 자금을 풀었으나 대출규모가 1조유로를 넘어서며 오히려 은행들을 위험하게 만든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피터 샌즈 스탠다드차타드은행 CEO는 ECB가 돈을 퍼부으며 다음 경제 위기에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3년 뒤 만기가 돌아왔을 때 은행들의 상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피터 샌즈 CEO는 “이는 출구 전략으로 맞지 않는다”며 “3년 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 것 같은가, ECB가 은행들로부터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할 수 있다”고 비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은행들이 LTRO를 통해 받은 자금을 신규 대출로 공급하기 보다는 기존 대출을 상환하거나 국채를 매입해 실질 경제에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일부 은행들은 그들이 국채를 매입하는데 자금을 쓸 것이라고 전망됐다. 국채의 대한 수요를 올려 정부의 대출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총 LTRO 자금의 3분의 2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은행이 빌려갔다.
독일 중앙은행도 ECB의 LTRO가 유럽 재정위기 해결은 커녕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독일 중앙은행의 분데스방크의 옌스 바이트만 총재는 이날 ECB의 LTRO 등 일부 정책이 독일의 잠재적 비용을 확대시킨다고 지적했다. ECB의 재원 가운데 가장 많은 금액을 부담하는 독일은 ECB의 대출 자금규모의 불만을 갖을 수 밖에 없다.
로렌조 비니 스마기 전 ECB 집행이사도 ECB 대출은 은행에게 쉬운 자금 조달을 중독시킬 수 있다며 스스로 해결하도록 도움을 줘야한다고 지적했다.
저금리장기대출(LTRO)가 지난해 12월 실시되기 전, ECB의 대출은 대개 1년안에 갚도록 설계됐었다. 그러나 은행들은 LTRO를 통해 3년동안 1%의 금리로 무제한 빌릴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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