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 등 과천에 있는 정부 부처의 세종시 이전이 다가오면서 두 지역 주택시장도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과천은 집값 하락세가 뚜렷한 반면 세종시는 아파트 분양권에 프리미엄(웃돈)이 꽤 붙는 등 호황세다.
과천 중앙동 래미안 에코팰리스(옛 주공11단지) 전용 83㎡ 매매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는 6억~6억5000만원 선으로 올 들어 2000만~3000만원 떨어졌다. 원문동 래미안슈르(옛 주공3단지) 전용 109㎡도 한달 새 2000만원 가량 빠져 6억8000만~8억원 선에서 시세가 형성됐다. 인근 C공인 관계자는 "봄 이사철 앞두고 매수 문의가 있을 법도 한데 매기가 전혀 없다"고 전했다.
재건축 추진 단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별양동 주공4단지 전용 74㎡는 지난달 말 4억3000만~4억5000만원에서 지금은 4억1000만~3000만원으로 내려앉았다. 별양동 S공인 관계자는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에다 올 하반기부터 예정된 과천 청사 이전까지 겹치면서 매매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상태"라고 말했다.
반면 세종시 주택시장은 분양 열기에 힘입어 활황세다. 이미 공급된 아파트 분양권에는 웃돈이 많이 붙은 상태다. 세종시 첫마을 1단계 단지인 퍼스트프라임의 경우 분양권 시세가 분양가보다 3000만~4000만원 가량 올랐다. 대형 면적이거나 금강 조망이 가능한 경우 웃돈이 7000만~1억원 정도 붙었다,.
세종시 인근 S공인 관계자는 "행정의 중심지로서의 기능뿐 아니라 과학벨트(대전, 세종시·오창, 천안)까지 짜여지면서 개발사업이 활발해지고 그에 따른 인구 유입도 가속화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에 분양권 매입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또다른 한 공인중개사는 "전매 제한에 묶여 분양권을 팔고 살 수 없는 단지에서도 웃돈이 꽤 붙은 채 암암리에 거래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과천과 세종시의 주택시장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주택시장을 뒷받치는 든든한 버팀목은 결국 수요(사람)다"라며 "정부 청사가 떠나는 곳(과천)과 새 청사를 맞이하는 곳(세종시)의 집값 향방은 당분간 엇갈릴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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