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저축 증가율이 둔화세를 보이고, 각종 경제지표들이 소폭 개선되면서 향후 기업 투자 개선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기업들이 투자에 나서기에는 불확실성이 많다는 점을 들어, 좀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4일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업들의 예금은행 총 저축액은 295조282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2008년 말(177조원)에 비하면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거치며 최근 3년만에 100조원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 가운데 기업의 저축성 예금 또한 지난해 1월 229조6640억원에서 12월말 256조1600억원으로 약 30조원 증가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등 불확실한 경제상황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이 위험을 피해 투자 대신 저축을 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설비투자 증가율은 전년 동기보다 3.4% 감소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2010년 3분기(26.6%) 이후 5분기 내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들이 그만큼 돈을 쌓아두고 있다는 것은 위험한 상황을 피하고 지속가능 경영을 위해 이윤을 포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조사되는 각종 경제지표들은 경기 여건이 다소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전산업 생산과 광공업 생산은 각각 전월대비 1.9%와 3.3% 증가했다.
한은이 2503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결과 또한, 지난달 제조업 업황 BSI가 80으로 전월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3월 업황에 대한 전망 BSI는 84로 2월 전망치보다 3포인트 올랐다.
기업의 은행 저축액 증가세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아직 남아있던 지난해 초만 해도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이 20%를 웃돌았으나 12월 10.5%로 내려앉았다. 10월과 11월은 7.7%와 5.6%로 증가세가 둔화하는 모습도 보였다.
전문가들은 아직 회복세를 단정짓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하고 있다.
신창목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기업 투자는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많이 빠졌다"며 "올해 투자 수준은 나아질 것이나 지난해 상반기 수준에는 못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 등 경기가 불확실한 측면이 여전히 남아있음을 지적하며 "올해 1분기에 최악의 상황이 지나갈 것으로 점쳐지나 상황은 완만하게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희정 연구위원은 "최근 경제지표들이 개선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기저효과 탓이 크다"며 "투자라는 것은 소비가 담보가 돼야 하므로, 소비가 살아나는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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